청목미술관, 전북의 불꽃Ⅳ
'닥! 그 숨 결을 느끼다'
김영란-박동삼-유봉희
최계영 한지조형작품 선봬

청목미술관에서 전북의 불꽃Ⅳ ‘닥, 그 숨 결을 느끼다’ 전시가 9월 1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기획전은 한지조형작가 4명으로 참여해 작가별 고유의 작품이 선보이고, 설치 및 평면작업 등 총 15점으로 구성된다.

‘닥! 그 숨 결을 느끼다’ 전시는 예술작품 속 한지 ‘닥’을 조명한다. 한지 본연의 우수성과 전주한지의 전통성을 알리고, 한지조형의 현대작품을 통해 세계에서 주목받는 매체인 한지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예술적 표현의 주체와 매체로서의 한지에 주목했다. 서예와 공예 재료로만 인식되었던 한지에 대한 기존 관념을 넘어서고, 동양과 서양 ·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보여주는 현대미술로의 재탄생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김영란, 박동삼, 유봉희, 최계영 4명의 한지조형작가들을 집중 조명하여 전주한지의 위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불꽃은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을 띤 기운’이다. 우리 지역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며 사회를 밝히고 시대를 일깨우고자 하는 ‘불꽃’ 같은 존재인 작가를 조명하고, 시각예술이라는 오직 한 길을 전념해온 한 작가로서의 작업 세계와 작품에 방점을 찍고 어두운 곳에서도 타오르는 불꽃이 되길 바란다.

유봉희 작가의 줌치라이브드로잉이 펼쳐진다. 줌치 작업은 우리나라 전통 한지 제작기법 중 하나로 여러 장의 순지를 물로만 겹치고 두드리고 주물러서 마치 가죽과 같은 질감과 강도를 가진 종이로 만드는 작업이다.

작가는 예원예술대학교 한지 공간디자인과 교수로 올해 정년으로 퇴임하시고,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미술학과 출강 중이다.

김영란 작가는 한 인간의 삶에 대한 해석과 잔잔한 응시를 모든 것을 소거한 본원적인 한지의 빛-하얀색으로 담아낸다. 이미 용도폐기 된 손때 묻은 ‘그것들’을 한지로 다시 떠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지난 시간들을 소환한다.

박동삼 작가는 사물의 물질적 기능적 속성과 일반적인 기호화된 관념을 해체하여 오롯이 실루엣만 남았을 때 우리가 보는 것이 무엇일까를 상상하게 한다. 모든 사물은 각각의 실루엣을 지닌다. 실루엣은 사물의 윤곽을 드로잉하여 사물의 윤곽만 남는다.

최계영 작가는 줌치한지를 다시 줌치하는 작업으로 종이의 해짐과 비워짐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표현한다. 수천 번 펴고 주무르기의 반복을 통해 가죽처럼 질겨지는 과정의 줌치처럼, 거대 우주 숲을 이루고 있는 생명 요소들 속 존재들 또한 바람과 햇살의 수천 번 스침과 쓸림으로 단단해지고 그 질긴 인연은 형체 없이도 이어진다.

전북의 불꽃Ⅳ ‘닥, 그 숨 결을 느끼다.’ 전시에 맞춰 전북지역의 장애인,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지조형특강 ‘힐링한지’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힐링한지’ 교육프로그램은 전북지역의 장애인복지관 장애인들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청목미술관을 방문하여 ‘닥, 그 숨 결을 느끼다.’ 展 해설을 들으며 전시 감상한다. 그 후 닥섬유를 활용한 전통을 현대로 재해석한 한지조형작업을 체험한다.

운영기간은 30일에서 10월 4일까지 장애인 4회차, 학교밖청소년 4회차 교육으로 총 8회차에 걸쳐 진행된다. 

청목미술관 김선남 학예실장은 “한지를 만지면서 ‘닥’은 이미 하나의 완성된 조형물로서 우리는 ‘닥’에서 그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 결을 한지의 조형적인 해석을 통해 어떻게 가능성 있는 새로운 예술표현매체로 등장할지를 검토하고 앞으로의 한지 예술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길이 필요하다”며 “이를 지자체는 물론 미술 애호가와 도민들이 많은 관심과 성원을 쏟아줄 것을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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