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희 '부안'

퇴직후 부안문예창작반 15년간 강의
젊은치기-덜익은 시심 달래준 안식처

이동희 시집 ‘부안’이 발간됐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시 정신의 바탕을 다진 제2의 고향 부안을 노래한다.

돌이켜보면 시인의 인생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소위 20대 초반까지는 자수성가의 그늘에서 방황을 했고, 이후 초중고 교사를 거쳐 대학에서 강의하며 교단과 문단을 헤매고 다니던 60대 초반까지가 두 번째이고, 퇴직 후 평생교육의 현장인 문예교실에서 강의하는 지금이 셋이다.

문예창작교실을 열어달라는 요구에 ‘유연문예교실’을 개설해 20년 넘게 유지하고 있으며, 인연이 닿아 부안예총이 개설한 ‘부안문예창작반’에서 올해 15년 동안 강좌를 지속하고 있다.

부안은 2009년부터 매주 월요일 한 해를 거르지 않고 줄기차게 지속해왔다. 매년 발행해 온 회원문예지 ‘부안문예’가 2022년 14호를 발행함으로서 15년 차의 문을 열어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로 볼 때 부안은 시인에게 제2의 고향이 될 만하다.

들고나기도 하지만 회원 중에는 15년을 한결같이 수강하며 등단도 하고 시집도 몇 권씩 내는 등 괄목한 만한 성과를 보인 회원도 있었다. 또 15년을 출강하면서 사람살이는 결국 시간과 공간이 만나서 이루는 변주요, 사람됨은 그 결괏값임을 실감하는 세월이었다.

이번 시집 제1부는 부안이 왜 생거부안인지, 야단법석을 차렸던 부안의 명소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제2부는 시인이 만난 부안사람들이 왜 학덕인인지, 문학으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시다. 제3부는 부안예총에서 주최한 부안예술제에 올린 축시 모음이다. 여러 해 당대의 전반적인 시대정신을 담았다고 판단해 수록했다.

시인에게 15년은 단순한 세월의 여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젊음의 치기와 덜 익은 시심으로 우왕좌왕하던 시 정신에 일단의 버팀목이 되었던 곳이 바로 부안이며, 15년이다. 그동안 부안이라는 공간과 15년이라는 시간을 변주해 온 제2의 고향인 부안에 바치는 헌시인 셈이다.

강의가 끝나면 지인과 수강생들과 함께 부안 지역사회와 역사를 탐방하며 부안을 익혔다. 명사를 만나고 소시민과 교류하면서 그들이 생각과 마음을 담았다. 청구원과 매창공원을 거닐고 내외변산을 이웃집 마실 가듯 올랐고, 위도관아, 격포항, 새만금, 내소사, 울금바위, 줄포생태공원 등 숱한 곳을 돌아보며 부안의 아름다움을 시적 정서로 승화시키며 원고지를 메워갔다.

시인은 “이 시집에 담긴 것은 언어의 집적물이라기보다는 나의 시정신이 내 삶의 안에서 비로소 정주할 수 있었던 안식처이자. 부안과 부안사람에게 바치는 헌시다”고 밝혔다.

부안군수 권익현은 “부안 지역사회에 인문학의 열풍을 일으킨 지 어언 15년에 이르렀다. 그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부안이 안고 있는 아름다움을 알리고 드러내는 작품들로 시집을 꾸렸다”며 “부안의 문화와 역사, 철학을 아름다운 서정시로 풀어내는 성과가 놀랍다. 시집 출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부안군의회 김광수 의장은 “이 시집은 이동희 시인의 창작과정과 열정 그리고 깊은 사색이 담겨 있다”며 “이번 시집이 부안의 노래가 되고 부아의 향기를 담은 씨앗이 되어 독자들 마음에 널리 퍼져 부안이 여러분 마음속에 아름답게 심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