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급제동에 전북민심 분노

전북예산 7조9215억반영
새만금 부처안 6626억 중
무더기삭감 1479억 포함

새만금~전주고속도 차질
신항만-공항 직격탄 맞아
설상가상 MP 재검토당해

국제 공항 580억 중 11%
66억만 반영 날개 꺾일만
2029년 개항 물거품우려

가덕도 신공항 40배 증가
5300억 예산배정 급물살
엑스포유치 개항 5년당겨

정치권 예산부활 책임 커
정확한 자료 對與 설득을
예산 못살리면 총선 아웃

예산소위에 꼭 들어가고
전북예산 복원 힘 실어야
국힘 정운천역할 막중해

새만금 남북도로
새만금 남북도로

30년이란 긴 기다림 끝에 이제서야 발동이 걸린 새만금이 다시 암초를 만났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새만금 사업은 전북의 염원이었지만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를 지나는 동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30년간 찔끔찔끔 개발해 온 것을 임기 내 완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장담했고, 실제 현 정부 들어 6조 6천원의 민간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새만금 일부지역을 이차전지특화단지로 지정하면서 드디어 새만금 개발에 발동이 걸린 것인지 도민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잼버리 파행 직후이자 총선을 몇 달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서 새만금개발에 대한 정부의 기본계획 재검토 방침은 결정되면서 내부개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새만금 관련 내년도 국가예산까지 대거 삭감하는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도민의 여망이자 희망인 새만금 조기개발은 시계 제로 상태로 들었다.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은 당혹과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표출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새만금 개발이 과연 순항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 결과를 얻지 못하고 주저앉을 것인가,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편집자주

 

▲잼버리 파행으로 내년 국가예산 대폭 칼질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660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중 전북 몫으로 7조9천215억원이 배정됐고. 새만금 예산 대부분이 삭감됐다. 

국제공항과 신항만 등 SOC 추진에 차질이 예상되며, 신규 사업도 정부안서 배제됐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안 반영액 8조3천85억원보다 3천870억원(4.7%) 감소한 규모다. 도는 당초 1천452건 사업에 9조9천92억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 중 951건만 반영해 예산안을 짰다.

특히 새만금 관련 예산은 부처반영액이 6천626억원이었으나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대폭 삭감돼 1천479억원만 반영됐다. 사상 유례없는 75% 삭감이다. 

당장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와 신항만, 국제공항이 차질을 빚게 됐고 새만금항 인입 철도는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내부 개발 예산도 4분의 1토막이 났다.

2030년까지 육∙해∙공을 연결하는 물류체계를 갖추고 동북아 물류허브를 만들겠다는 전북도의 구상은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국토교통부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점검’과 기본계획 재수립 방침은 결과에 따라 새만금 사업 자체를 뒤흔드는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국토부는 SOC 점검을 통해 새만금 공항, 철도, 도로 등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새만금 SOC 사업 점검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 상태다.

국토부는 “사업 전반을 점검해 국민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각종 SOC 사업을 도마 위에 올릴 것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경우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며 사업이 본격화한 국제공항이 첫 번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새만금 공항 조감도
새만금 공항 조감도

▲ 공항 건설 등 새만금 사업 전반에도 타격 

새만금 신공항은 2011년부터 정식으로 검토됐다. 당시 수립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에 공항부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어 2016년 국토교통부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고시하면서 새만금 신공항 타당성 검토 추진 계획을 반영했다. 그리고 새만금 신공항 항공수요 조사 결과, 새만금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25년간 67만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요조사 결과와 함께 2019년 문재인 정부시절,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분류 되면서 공항은 순조롭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

그러나 최근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2024년도 국가예산 정부(안)에서 새만금 공항 건설 관련 예산이 국토부가 요구한 580억 원의 11%인 66억 원만 정부안에 최종 반영되면서 기류가 심상찮게 흘렀다. 전북도가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9년 개항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내년 예산이 거의 사라져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내년 예산으로 올해 130억 원보다 무려 40배인 5천300억 원이 국회로 넘어가면서 날개를 달았다. 가덕도 신공항은 13조 7천억 원의 매머드급 사업이지만 부산 엑스포 유치를 명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마저 면제됐고, 개항 시기도 5년이나 앞당겨 엑스포가 열리기 전인 2029년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전북은 새만금 예산 삭감에 이어 종합개발 계획까지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정치권, 제대로 대처 못하면 내년 총선 ‘물갈이’

정부의 예산 칼질에 맞서 국회단계에서는 전북 예산 살려내기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상태로 새해 예산안이 확정된다면 새만금 사업은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정부와 여당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전북 지역구 의원들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예산 심의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고 예산마저 대폭 삭감된 상태로 올해 정기국회가 마무리된다면, 전북은 내년 총선에서 정치권 책임론에 따른 ‘현역 물갈이’ 여론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정부 예산안은 국회로 넘어가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최종 심의 단계를 거친다.

정기국회에서 도내 정치권이 삭감된 예산을 살려내고,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에 전북 지역구 의원이 포함되는 게 중요하다. 최근 분위기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예산안소위 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의원은 전북도와 대통령실, 국회 상황까지 잘 파악하고 있어 소위 위원으로 확정될 경우 전북 예산 복원과 확보에 큰 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의 역할도 주목된다.

정 의원은 오는 9월 정기국회 초반, 대정부 질문자로 나서 전북 현안과 관련, 전반적으로 짚을 예정이다. 전북의 발전은 곧 살림살이, 예산의 확보에 있다. 지금은 여야가 따로 없다. 전북 현안을 담보하고 있는 예산 복원에 정치권의 지원사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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