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로 문화예술전문기획자
/이경로 문화예술전문기획자

세월이 하 수상하니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들이 백주대낮에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다.

그것이 현 정부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갑자기 대낮에 흉기를 휘두르는 정신이상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자신의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흉기를 휘둘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묻지 마 식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치안이 세계적으로 가장 잘 되어 있다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무리 경찰을 동원하는 모범치안이라고 하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여기에 정부는 역사 논증에 관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최근 육사에 설치한 독립투사의 흉상을 철거하면서 5분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홍범도 장군을 대상으로 역사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다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해병대에 대한 의미인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무튼 군사법원에서 박정훈 대령에 대한 구속이 기각되면서 다시 한번 국민은 뭐가 진실인지 알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정기국회를 맞이하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단식하자 여당 등에서 이를 냉소적으로 폄하하면서 정치인들의 도덕적인 윤리와 최소한의 예의를 벗어났다는 말들이 있다.

예전에 세월호 단식장에 어떤 무리가 노골적으로 치킨먹방을 열면서 이들을 조롱했는데 차라리 그들은 솔직하지 않았는가? 뒤에서 SNS로 폄하하면서 언론이 이를 받아 기사로 내면 이를 깎아내리는 정치인 자신의 위상이 올라가는 모양이다.

아무리 진영논리가 팽배하더라도 예전에는 이렇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금 전환 시대의 상황인식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국민이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기발한 발상들이 지금 정치적 인식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신감정의 활발함을 위해서 이러한 인식 전환의 갈등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스럽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극심한 갈등의 일선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이전 보수정권의 집권 당시에도 문제가 없었던 홍범도 장군의 서훈과 그의 활동이 지금 보수정권의 정부에서는 조금 다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이기 때문에 국군의 주적으로 삼고 있는 공산당의 일원이 육사 교정에 흉상이 있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방부는 대변인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어느 기자가 홍범도 장군의 역사적 상황에 관한 질문을 하자 한마디 말도 못 꺼내고 말문이 막히면서 마치 해당 기자에게 역사교육을 받는 듯한 장면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도대체 왜 이러한 무리수를 두는지 알 수가 없다. 더구나 같은 보수정권이었던 박근혜 정부에서 명명한 잠수함의 이름 홍범도 함을 바꾸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정치질서와 사회질서가 왜 이렇게 혼란스러워졌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인 격변기라고 하지만 정치가 안정되고 사회가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국민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화와 예술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고 국민 스스로가 문화인이 되어 문화와 궤적을 함께 하는 문화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정신적 가치가 헷갈리면 문화의 향유는커녕 오로지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적 사고에 사로잡히게 된다. 모든 생활의 중심이 정치 생활의 뉴스에서 시작되고 끝이 나면서 하루의 생활을 접게 된다.

진영논리에 따른 사회갈등은 최소화하는 것이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된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고 듣고 보지도 않았던 것들이 상식을 벗어나면서 사회 알림에 올라오면 이제 국민은 전혀 관심이 없는 허무의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꿈도 야망도 소망도 없는 가치가 없는 생활은 곧 미래를 좀 먹는 일이다. 제발 정치인들은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경로 문화예술전문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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