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주 덕유산 향적봉

곤도라 타고 덕유산 설천봉 단숨
덕유산 정상 향적봉 1,614m 올라
구천동계곡~천년고찰 백련사
남덕유산방향 능선따라 종주

무주 덕유산은 청년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시시때때로 생각이 납니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넘실대는 덕유산 무주구천동 계곡이 그리웠지만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었습니다. 또 미루다 보면 이번에는 가을 풍경까지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이른 가을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 무주 덕유산 설천봉(1,525m)

무주 덕유산은 사계절 아름다운 곳이라서 전라북도 가을 산행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지요. 지리적으로 보면 경상남도 거창, 함양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충청도와 인접해 있어 전국 각지에서 접근성도 좋은 편입니다. 특히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시간이 꽤 단축되었습니다. 

고속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며 무주리조트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가을로 접어들기는 했지만 아직은 여름 더위가 완전히 물러가지 않은 상황이라서 이번 산행은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이용해서 향적봉까지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곤도라 운행은 9월, 10월 기준 평일에는 10시, 주말에는 9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두르면 시원한 시간에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 다녀올 수 있겠습니다.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곤도라 승강장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이 아직은 여유가 있어 편하게 주차를 하고 티케 판매 창구로 갔습니다. 곤도라 티켓은 전날 ‘무주리조트 곤도라’로 검색해서 할인 티켓을 구입해 놓았는데요. 곤도라 창구에서 예약 내용을 보여주고 티켓으로 교환받았습니다.  

곤도라 승강장 입구에 있는 꽃밭에는 꽃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맨드라미와 메리골드입니다. 평범한 꽃이지만 정열적인 붉은색과 노란색이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 설천봉을 향해 올랐습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곤도라 아래쪽에서는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물소리에 귀가 즐거웠습니다. 곤도라 승강장이 점점 멀어지면서 확 트인 풍경이 더 넓게 펼쳐집니다. 많은 산줄기가 겹쳐 보이는 풍경이 멋집니다.  

곤도라 힘을 빌려 높은 설천봉(1,525m)까지 단숨에 올라왔습니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으로 가기 전에 설천봉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평야지대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눈에는 모든 것들이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흔하게 펼쳐진 풀 조차도 쉽게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예쁩니다.

설천봉 주변에서는 주목 고사목을 볼 수 있습니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을 산다는 주목은 언제 보아도 변함없이 꿋꿋하게 서 있습니다. 주목은 그 자체만으로도 덕유산의 명품입니다.  

설천봉에는 상가 시설을 겸한 전망대가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건물 자체가 좋은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하고요.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풍경을 배경 삼아 사진 찍기에도 좋았습니다. 
 

# 덕유산 정상 향적봉(1,614m)

설천봉을 두루 돌아보면서 사진도 열심히 찍어 두었습니다. 설천봉에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 거리는 약 600m입니다. 20여 분 정도 수고를 더하면 덕유산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답니다. 천천히 향적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길옆으로 덕유산 서쪽 사면이 환하게 열려 있습니다. 야생화의 천국 덕유산답게 활짝 핀 들꽃이 어우러진 풍경에 발걸음이 멈추었습니다. 산오이풀꽃입니다. 

시작부터 해찰하는 것을 보면 향적봉까지 20분 내에 올라가기는 어렵겠습니다. 풍경을 뒤로하고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나무로 만든 계단길이 이어집니다. 한동안은 키가 적당히 큰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지납니다.  

숲길을 걸으며 자연스럽게 나무에 눈길이 가고, 풀 하나하나가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고산지대에 살고 있는 나무라서 평범해 보이는 나무는 없습니다. 나무마다 독특한 수형을 하고 있으면서 나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름 들꽃이 많이 진 상태이지만 군데군데 꽃들도 보입니다. 그중에서 색깔이 유난히 선명한 동자꽃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향적봉에 가까이 갈수록 나무 그림자가 희미해지고 대신 주변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중간 전망대에 서자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숲길 구간에서는 주변 풍경을 볼 수 없다가 전망이 좋은 곳이 나타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바로 이런 장면들이 산행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덕유산 정상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발걸음도 가벼워졌습니다. 그늘이 열리면서 햇빛이 조금 신경을 거스리기는 하지만 눈은 마냥 즐겁습니다.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향적봉에 다다랐습니다. 설천봉이 아래쪽에 내려다보입니다. 

덕유산 정상은 널찍한 편입니다. 여러 방향에서 올라온 등산객을 다 품어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정상 표지석에는 덕유산 향적봉 1614m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정상 표지석을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향적봉에 올랐음을 실감했습니다. 

정상 표지석 기념사진으로 부족하다면 가장 높은 바위 올라 기념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하늘빛이 파란 날이면 사진이 더 돋보일 것입니다.  

곤도라를 이용하지 않고 등산로를 이용해서 산행을 하는 경우 무주구천동 계곡을 걸어 천년고찰 백련사 방향으로 올라오는 코스가 있습니다. 경사가 있어 힘든 코스이지만 거리가 짧은 장점이 있습니다. 

남덕유산 방향에서 능선을 따라 덕유산을 종주하는 코스도 있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산행을 즐기기에 좋은 코스입니다. 능선을 따라 걷는 시간이 길어 주변 경관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여유를 가지고 등산로를 이용해서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향적봉에 머무르면서 주변 풍경을 보고 또 보면서 편하게 쉬었습니다. 햇빛을 가려줄 그늘 한 점 없지만 산들산들 불어주는 바람이 있어 문제없었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하고 다시 갔던 길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곤도라 덕분에 짧은 시간에 덕유산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 덕유산 산행을 마치고···

날씨가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살짝 더웠지만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덕분에 멋진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곤도라를 이용한 가벼운 산행이었지만 덕유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산을 내려와 늦은 점심 식사로 어죽을 먹었습니다. 무주에는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이 있지만 어죽은 무주에서 먹어야 제맛입니다. 이번 가을에도 많은 사람이 무주 덕유산 산행을 안전하고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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