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파행 전북예산삭감 타격
도정원팀 특자도성과등 빛바래
새만금 난타속 정치권 정기국회
새만금 못지켜내면 도민 등돌려
힘있는 정치인 선택시 현역공멸

이재명 체포-한덕수 해임 가결
중앙정치권 초긴장국면 돌입해
이재명 지지 전북 변수로 작용
추석 민심 최대 화두로 떠올라
강성 지지층 가결표 색출 치열

도-지방의원 예산복원 삭발에
릴레이 단식하며 투쟁수위올려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잼버리 초반 파행에 따른 후폭풍, 새만금 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인해 도내 민심이 최악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중앙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중앙 정치 긴장도 높아졌다.

이처럼 중앙 및 지역 정치 전반에 예상치 못한 회오리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전북 민심이 어떻게 형성될 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초긴장 국면에 처한 전북 정치. 과연 이번 추석 연휴 민심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편집자주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후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 자리에 모여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후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 자리에 모여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만금 삭감, 추석 민심 못 잡으면 정치권 '공멸' 위기/

잼버리 파행, 새만금 예산 삭감 등으로 전북 정치권이 난국에 빠졌다. 21대 국회 출범 당시만 해도 초재선 의원 중심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북은 탄탄한 팀웍으로 이를 넘어왔다. 별다른 논란없이 전북원팀이라는 단어가 자리잡았다.  

민선 8기 김관영 전북도정 출범 후에는 전북도와 정치권까지 끈끈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전북특별자치도법이나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새만금 유치 등은 전북 미래와 연관해 대단한 업적들이다.

하지만 잼버리 초반 파행과 새만금 예산 삭감으로 21대 국회의 전북 성과가 한 순간에 허물어지면서 도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전북 정치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국면이다. 

실제, 전북의 핵심 사업인 새만금이 중앙에서 난타당하면서 초유의 예산 삭감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이는 전북의 '역린'이라 할 수 있는 새만금을 뒤흔드는 것이다. 도민들 입장에선 새만금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도내 국회의원 대부분은 단체로 삭발하고, 대규모 상경투쟁을 통해 전북 민심을 여권에 전달했다. 그러나 새만금 예산 삭감의 복원이라는 목표가 어느 정도 실현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만일 새만금 예산 복원이 실패작으로 끝난다면 전북 정치권은 공멸 위기에 놓이게 된다.  

가뜩이나 '중진 부재' 우려 목소리가 높은 도내 정치권 환경에서 도민 상당수는 힘있는 정치인, 능력있는 인사의 국회 등원을 요구할 것이다. 전북 현역 의원들의 정치 생명 그리고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새만금 예산의 성공적 복원이다. 추석 연휴, 도민들의 주요 화제는 새만금과 잼버리에 집중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탄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탄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체포동의안-한덕수 해임안도 가결, '여야'도 긴장/

중앙 정치권이 초긴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북 정치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전북의 중심정당이고 전북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세가 매우 강한 곳이다.  

지난 대선과 민주당 대표 후보 경선에서 전북은 '이재명'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왔다. 따라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당장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절대적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이재명 지도부가 공천까지 '행사'한다면 공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게 된다. 여의도를 사수하려는 현역 의원과 이에 맞서는 총선 입지자들이 일대 혈전을 펼칠 것이기 때문.    

중앙 정치권 역시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사활을 건 대결에 돌입하게 됐다. 

여권은 현 상황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국회 제1 의석수를 가진 초거대야당의 대표가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그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서다. 

민주당 내부로 보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가결 찬성표가 30명 안팎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야권 분열 및 재편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전북 정치권이 어떤 선택을 할 지가 중요하다. 전북은 지난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제3정당인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전북 정치를 새롭게 변화시킨 바 있다. 이후 국민의당이 분열되면서 제3지대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와 관련, 최근 당 안팎의 분위기로는 분당 또는 제3정당 참여에 뜻을 가진 도내 현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북 정서상 '민주당'을 탈당할 경우 정치적으로 험난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난 20대, 21대 국회에서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전북의 추석 연휴 주요 화제 중 하나는 이재명 대표가 될 것이다. 이 대표의 리더십 논란을 포함해 이른바 '수박' 정치인을 찾아내기 위한 이재명 강성 지지층의 색출 작업이 치열해질 것이다.   

도내 의원들은 대다수 친이재명계로 분류되지만, 표결과 관련한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시도의회 등 지방 정치권도 성난 민심 회복 위해 총력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 시도의원들도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전북 책임론’ 제기와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 등으로 악화된 지역 여론을 의식, 정부를 향한 항의가 시작됐다. 전북도의원 39명 가운데 22명이 삭발 투쟁에 참여했으며, 군산과 부안, 정읍 등 기초의원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도 도의원들을 중심으로 두명씩 3일간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새만금 예산을 삭감하며 잼버리 파행에 전북도 책임만 강조하는 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과도한 정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며 “30여 년 이상 진행돼 온 새만금 사업 자체가 물거품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읍시의원 8명도 지난 15일 제287회 임시회를 마친 뒤 시의회 앞에서 머리카락을 모두 깎았다.

이들은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새만금 SOC 사업 예산이 무려 78%나 삭감됐다”라며 “이런 일방적인 예산 삭감은 전북을 희생양 삼은 보복성 예산폭력”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에 대한 전북 책임론 공세를 중단하고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새만금 국책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부안군의원들도 새만금 SOC 예산 삭감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부안군의회 김광수 의장 등 7명의 의원은 지난 15일 제343회 임시회 본회의를 마친 뒤 SOC 사업 예산 삭감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했다. 삭발식에 참여하고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박병래 의원은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 78% 삭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예산 폭력”이라며 “이번 예산삭감 사태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삭발 투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인 이덕춘 변호사도 ‘새만금 예산 빼먹기’ 발언을 한 국민의힘 송언석 국회의원을 규탄하는 삭발을 하고 “전북도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전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군산시의원들도 19일 단체 삭발에 나섰다. 이날 삭발식에는 김영일 의장과 김우민 부의장, 최창호 운영위원장, 박광일 행복위원장, 나종대 경건위원장, 김경식 윤리특별위원장이 참여했다.

국주영은 전북도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운 공약을 즉시 이행할 수 있도록 새만금 사업을 향해 있는 혐오의 잣대를 당장 거두고 새만금 예산을 즉시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전북도의회 새만금 대응단과 전북인 비상대책회의는 예산삭감 법률 위반 관련 소송을 추진하고 국회 예산심의 전에 서울에서 100만 도민이 참여하는 범도민결의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서울=김일현기자.박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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