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익준 전주시 완산구청장
/엄익준 전주시 완산구청장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이 저술한 ‘목민심서(牧民心書)’는 공직자가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루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행정과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역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정약용은 목민심서를 통해 우리 공무원에게 각종 업무에 대한 자세와 윤리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공직자로서 목민심서의 여러 구절이 마음에 와닿지만,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5편 이전(吏典) 중 찰물(察物)이다. 찰물은 ‘물정을 살핀다’라는 말로 관리는 백성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살펴 눈과 귀를 사방에 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에 맞게 해석하자면 공무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항상 시민들을 위해 새롭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전주시 완산구는 시정 현안을 구체화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내년도 신규시책 사업을 발굴했다.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과 더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해 부서별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타당성, 효과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안전도시 △복지지원 △시민편의 △환경정비 등 분야에서 총 27건의 새로운 시민생활밀착형 사업을 선정했다.

최근 불특정인을 향한 테러에 가까운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 우리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 완산구는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전도시’ 구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전주천·삼천 산책로에 안전지킴이를 운영하고 공원 가로등에 24시간 상시이용 안심벨을 설치해 시민들이 천변과 공원 등에서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보안등을 설치해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하고 드론을 활용한 재난재해 대응체계를 만들어 각종 재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계획이다.

또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나눔복지 실현을 위해 어린이집 상자형 텃밭 설치를 지원해 일상의 작은 행복을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나눔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부금 전달 결과 알림서비스로 소중한 마음이 어떻게 전달됐는지 기부자에게 알리는 사업도 새롭게 발굴했다.

아울러 환경정비 분야에서 세대별 RFID 음식물쓰레기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음식물쓰레기 감량을 유도하고, 365일 생활폐기물 불법투기 단속반 및 불법광고물 단속반을 운영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생활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건축물대장 DB구축 추진, 주정차 의견진술 접수상황 알림톡 서비스 제공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도 발굴했다.

우리 완산구는 발굴한 사업들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세부 계획을 구체화해 내년도 예산 수립 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확정 후에도 분기별 추진상황 보고회를 열어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해갈 계획이다.

사회가 다변화됨에 따라 공적 서비스는 계속 확대되고 행정의 역할과 책임도 커지고 있다. 그만큼 현장행정, 적극행정, 고객만족행정을 통해 시민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시민의 수요에 맞는 행정을 펼치는 것이 중요해졌다.

목민심서에 새겨진 애휼(愛恤)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이상을 구현하려는 마음가짐은 200여 년의 시간을 넘어 현시대의 우리 공무원들에게 여전히 요구되는 덕목이다. ‘찰물’의 정신을 마음에 새겨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는 행정을 펴나가도록 하겠다.

/엄익준 전주시 완산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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