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에너지 수급 상황

최근 국제유가 뿐만 아니라 유연탄‧우라늄 등 주요 에너지원들의 가격이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물론 지난 여름철 인상된 전기요금에 더해 높은 전력수요로 시름이 컸던 위기 상황이 얼마 지나지 않은 탓인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재화의 사용에 대한 대가인 ‘요금’이 원가가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전력은 상장회사임에도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많은 부담을 짊어져 왔고, 이제는 그 부담마저도 한계치에 도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논리에 따르면 요금이 오르면 수요는 자연히 감소한다. 지난 여름에 유럽의 경우만 하더라도 전기요금의 폭등은 매우 심각했고, 그 결과 실제 전력 사용량은 줄어들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반대로 전력피크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물론 전기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경제 전반에서 에너지의 적재적소 이용과 이를 통한 부가가치의 창출은 이루어지고 있는지 고민해볼 때이다.
 

▲ 대한민국 에너지의 글로벌 성적표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입의존도 94.8%, 에너지 사용을 위한 수입액이 경제 총수입의 22.1%에 달한다. 이는 ’21년 기준 수치로 올해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인한 에너지 비용을 고려한다면 경제 총수입에 에너지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에너지 효율에 대한 성적표인 에너지원단위(부가가치 생산을 위해 소비되는 에너지양)는 OECD 기준 36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전 세계는 탄소중립의 무역질서 재정립이 이루어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환경보호라는 미명하에 자국의 이익추구를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대외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으로서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특히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무엇보다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86.8%를 차지하는 에너지 사용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 에너지 효율향상은 계승되어 온 국가 미래전략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비롯해 에너지 전환, 한국판 뉴딜 등 역대 정부에서 한결같이 강조해온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서 에너지 효율향상은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서 살펴본 글로벌 에너지 효율의 성적표인 에너지원단위는 OECD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바로 많은 전문가와 정부가 함께 지적하고 있는 낮고 경직된 전기요금이 때문이었다.

반면 전 세계는 탄소 중심의 무역질서 개편과 함께 미래 新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에너지의 보급과 에너지의 효율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 우리가 경제성장과 함께 에너지 소비도 함께 늘어났던 것과 달리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여 에너지 사용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 단위인 에너지원단위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즉, 에너지 효율화로 경제산업을 견인하는 선순환을 이룩한 것이다.

에너지 효율향상은 제조업과 정보통신 인프라가 우수한 대한민국의 산업구조를 살펴본다면 최고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고효율 제품의 생산과 이를 적용할 ICT 산업의 육성, 그리고 이를 통한 제조업종의 에너지 절약이 이루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치솟는 에너지 요금과 탄소중립의 글로벌 경제질서 개편 속에서 에너지 효율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할 때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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