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영호남연극제 개최
우진문화공간 20일까지 공연
경남 진해 극단고도 '해질역'
창작극회 '이수일과심순애' 등

제24회 영호남연극제가 17일부터 20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연극제는 광주광역시 ‘극단 문화예술공방 바람꽃’, 경남 진해 ‘극단 고도’. 전북 전주 ‘창작극회’, 전북 익산 ‘극단 자루’ 등 총4팀의 작품을 공식초청작으로 구성했다.

17일 오후7시30분 선보이는 문화예술공방 바람꽃의 ‘우리말글’은 대통령당선자와 인수위원장이 한글과 영어를 동일시하는 정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극이 시작된다.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면서 한글에 대해 생각하게 되며 한극의 수난의 역사들을 들여다 본다. 한글을 반대하는 신하들에 맞서는 세종. 한글로 된 책을 전부 태우라는 연산군. 일본에 의해서 한글을 쓰지 못했던 일제 강점기. 훈민정음 해례본의 입수와 해례본의 신문연재 등등 우리의 한글을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자문한다.

18일 오후7시30분 극단 고도의 작품 ‘해질역’은 작품명과 같은 이름의 지하철 역에 70대 한 여인과 남자가 우연히 만나면서 극이 시작된다.

두 사람은 오고 가는 핀잔과 농담 속에 못다한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간다. 아픈 기억만 남아 있는 이 부부의 과거는 해질역에서 그렇게 아물어간다.

19일 오후7시30분 창작극회의 ‘이수일과 심순애’는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다. 경성제국대학 학생인 이수일과 심순애는 연인사이인데, 순애의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순애를 장안의 갑부 김중배와 결혼을 시키려한다.

순애는 김중배와 결혼을 원하지 않았으나 어머니의 집요한 설득에 결국 사랑을 버리고 돈을 택하게 된다. 그러나 남편 김중배의 심한 의처증으로 온갖 모욕과 멸시를 안고 살아야 했던 순애는 집에서 결국 쫓겨난다.

한편 장안의 유수의 고리대금업자로 둔갑한 이수일은 돈의 힘으로 복수를 하려한다. 어느날 심순애가 이수일을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게 된다.

20일 오후7시30분 극단 자루의 ‘헤이, 부라더!’는 배우 지망생 스물일곱 소룡과 체육 특기생 강준의 이야기다. 소룡은 알바로 생활하며 영화 오디션을 수백 번 보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작은 배역을 맡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통편집 당하기 일쑤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영화배우가 되기를 꿈꾸는 그의 통장 잔고는 나날이 줄어만 간다.

한편, 어릴 적 유도를 했던 체육 특기생 강준은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다. 꿈꿀 여유조차 허락지 않는 그에게 꿈이 있다면 이 지긋지긋한 가난 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고단한 상황만큼이나 성격도 예민하고 까칠한 강준은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 돈만 좇는데 이상하게도 더없이 빈곤해져만 간다.

이렇듯 전혀 다른 동기지만 같은 마음으로, 낯선 이와의 동거를 선택한 그들. 달라도 너무 다른 그들이 뜻하지 않게 가족이 되어 가고 있다. 그것이 결코 단순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다.

전북연극협회 조민철 회장은 “이십 사년 째 한 자리에서 만나 꿈과 열정, 우정을 나누며 준비한 비장의 무기들을 꺼내 마음껏 부리다가 다음을 기약하곤 했던 화합의 연극잔치 영호남연극제가 어김없이 가을이 무르익어갈 즈음 다시 서게 됐다”며 “색다른 연극제, 그 의미마저 큰 연극제가 여러분을 모실 준비를 마쳤다. 연극제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 되시어 어려운 시절 치유와 감동이 함께하는 공연예술의 숲을 거닐어 보실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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