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파행 예산삭감 도민분노
도내의원 이번 예산복원 못하면
21대국회 흑역사 오명뒤집어써

국감중반 새만금예산 지적에도
원론적 답변만··· 아직 성과없어
정부 강력하게 추궁-문제 제시
새만금 예산 복원의지 끌어내야

한병도, 새만금 예산증액 동의
잼버리끝나자 삭감 기재부 질타
안호영, 농생명 첨단화 밝히며
부지 기반시설조차 안돼 지적

국립의전원 의대정원밀려 안개
전북도 24일 국감 관심 집중
도민 4천여명 내달 상경 집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중반을 넘어섰다.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은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 8월의 잼버리 세계스카우트 대회 이후 전북 핵심인 새만금사업 예산이 줄줄이 삭감되면서 도민들의 신경이 국감에 집중되고 있다. 

또 지지부진했던 주요 과제들의 추진 및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있다.  

국감 중반까지는 이들 현안에 대해 특별한 성과는 없는 상황. 중반을 넘어선 국감 상황을 체크하고 향후의 전북도-정치권-도민 행보를 예측해 본다.
/편집자주

 

/새만금 삭감 예산 복원-남원 의전원 설립 불투명/ 

최근 전북 민심이 심상찮다. 잼버리 파행은 둘째치고 전북의 현재이자 미래인 새만금 사업에 암초가 가득해서다. 한 발짝도 제대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예견되면서 도민들의 관심은 도내 정치인들의 국감 활동에 집중되고 있다. 

새만금 사업 예산이 78% 삭감된 것은 전북 정치-경제사에서 최대 위기다. 만일 새만금 예산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복원되지 못하면 21대 국회는 정치 흑역사 기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예산과 관련해 도민들은 매우 예민하다. 국감에서 새만금 예산 삭감 배경 및 원인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게 되면 앞으로도 제2, 제3의 새만금 삭감 케이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도내 의원들은 국감 초반부터 새만금 예산 문제를 지적했지만 아직 큰 성과는 나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점을 지적해도 여권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거나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전례를 살펴보면 "잘 챙겨보겠다"는 정부 답변은 의례적 차원에서 멈추는 게 대부분이다. 일단 그 시간만 넘기겠다는 '습관성 답'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내 의원들이 더욱 강력하게 추궁하고 정부의 잘잘못을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만금 예산 삭감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히 제시하고, 정부의 개선 및 예산 복원 의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지난 8월 발표된 내년 정부 예산안에선 새만금 주요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예산이 1,479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당초의 정부부처안 6,626억원에서 무려 78%가 삭감된 것. 이 정도 예산이라면 새만금 사업의 사실상 중단을 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국감 초중반, 전북 의원들은 잼버리 파행을 포함한 새만금 예산과 관련해 정부를 맹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익산을)은 19일 "기재부는 새만금 사업 총사업비 증액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농식품부 '새만금지구(내부개발)' 총사업비 2,436억원 증액을 허용했고, 6월에는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 건설공사'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공사' 총사업비도 각각 738억원, 193억원 늘렸다. 잼버리 파행 전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해 총사업비 증액에 동의하고는 정부예산안 심의에선 돌연 삭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새만금 사업 총사업비 증액에 동의해놓고 잼버리 파행 후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이며 예산 보복임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비판하고 예산 복원을 촉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인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진안무주장수)은 새만금 관련 질의에 주력하고 있다. 

국감 첫날인 지난 11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감에서 "농생명산업을 첨단화하겠다며 계획한 부지에 정작 농업을 위한 기반시설조차 여태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에 대한 감사에서도 새만금 신항만 예산 삭감과 관련, "2026년 새만금 신항 개항은 새만금 기본계획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 지역공약, 새만금위원회 결정에도 포함된 확정된 사항이다. 신항만 예산 삭감은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전북 출신인 양기대 의원도 새만금 해결을 촉구해 진한 애향심을 드러냈다.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인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 광명을)은 16일 "오랫동안 경제가 침체된 전북에 새만금은 희망이고 미래"라며 "새만금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고 투자유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국가재정을 보복수단으로 삼은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서영교 의원(서울중랑갑)은 "잼버리 대회는 실패했고, 여가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이 모두 경질되었다. 그런데 예산 삭감은 전북 새만금으로 오게 되었다. 국민이 낸 세금을 마치 대통령 주머니 쌈짓돈처럼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남원 의전원 설립,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21대 국회의 핵심 현안이다. 이 중 군산조선소는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금융중심지 지정, 남원 의전원은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더 크다. 

실제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은 추진 상황이 모호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입장을 밝히면서 남원 의전원은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주요 지자체에서 의대 정원을 잡기 위해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남원 의전원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남원 국립의전원은 전북에 특혜를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도민들의 자존감을 건드려 왔다. 당초 서남대 의대 정원(49명) 몫으로 추진됐던 것이기 때문.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겠다는 것이어서 의전원 무산시 도내 불어닥칠 후폭풍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특별한 성과는 아직 없어, 대규모 시위로 방향 잡은 듯/ 

전북 지역구 및 출신 정치인들이 새만금 사업 예산 복원과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을 위해 국정감사에서 대여 질의와 투쟁에 나섰지만 국정감사 중반이 지날 때까지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도내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은 삭발과 릴레이단식을 펼쳤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새만금 예산 복원 문제를 2024년도 국가예산안 국회 의결과 연결시키겠다고 강조했음에도 불구, 여권으로부턴 아직 분명한 답이 없다. 새만금 예산 복원이나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 현안이 원점에 머무르고 있는 셈. 

이 때문에 도민 상당수는 정치권을 믿고 있기보다, 대규모 대여 투쟁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시위를 통해 전북의 성난 민심을 알리겠다는 것. 

오는 24일 예정된 전북도에 대한 국감은 새만금 예산 복원을 위한 최대 분수령이다. 이날 새만금을 상징하는 33.9m 현수막과 함께 도청에서 침묵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다.

도내 10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비상대책회의'도 오는 11월 7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북도의회와 공동으로 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에는 재경도민 1,000여명을 포함해 총 4,000명 이상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의원들의 국정감사 성과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서 도민들이 직접 시위에 들어가는 국면이다. 

따라서 도내 의원들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새만금 예산 및 남원 의전원 등 전북의 기본적인 몫을 차질없이 확보해야 한다. 이번 국감에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전북 정치와 경제는 사상 최대 위기에 처할 것이고 내년 국회의원 총선은 획기적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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