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춘 전북대 수의대 교수

판소리 수궁가 한자어-사설 이면적 배경
중국역사-지리 표시 정확한 해결 담아내

동물해부학을 전공하는 수의과대학 교수가 동초제 수궁가와 관련된 책을 펴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북대학교 수의대 안동춘 교수. 평소 판소리에 큰 관심과 조예를 갖고 있었던 안 교수는 판소리를 직접 수련하면서 특히 동물을 주 소재로 하여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수궁가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그 중 동초 김연수 명창이 만든 동초제 수궁가는 사설이 가장 길고 논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리인데, 안 교수는 이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알기 쉬운 동초체 수궁가’(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를 저술하게 됐다.

이 책은 판소리 수궁가에 담긴 어려운 한자어와 사설의 배경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정확한 해설을 담아 풀어낸 수궁가 의역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공자는 물론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였다.

특히 판소리에 등장하는 중국 역사와 지리를 이해하도록 역사 연표와 지도를 첨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동초 김연수가 정립하고 운초 오정숙을 거쳐 내려오는 동초제 판소리는 논리적이고 정확한 사설이 특징이다. 판소리는 방대한 양의 아니리와 창을 외워야 하고 음악적 요소까지 수련해야 하므로 소리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다 우리 소리에는 현 시대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한자어를 담고 있어 판소리 전공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의학을 하는 교수가 판소리 수련에 동반되는 어려움에도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하는 연구자의 특성을 살려 동초제 소리를 듣고 받아 적어가면서 꼼꼼하게 그 의미를 해석해 풀어쓴 이 책은 이런 필요성에 맞춘 책으로 여겨진다.

책에는 판소리 사설에 담긴 이면적 배경까지 각주에 넣어 이것을 알고 소리를 하면 그 이면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다. 게다가 생활한자까지 풍부하게 담고 있어 상식과 생활한자까지 익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중국 역사와 지리를 표시한 부록에는 수궁가 뿐 아니라 심청가와 같은 판소리에 나오는 대목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고 동초 판소리에 담긴 논리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저자인 안동춘 교수는 “교양적인 지식과 일반 생활한자까지 풍부하게 담아낸 이 의역본을 읽음으로써, 일반 대중들이 판소리에 쉽게 다가서고, 일반교양 상식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명창은 “판소리란 소리꾼과 일반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도 우리 동초제 수궁가를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준 이 책은 참으로 적절하다”며 “각고의 노력 끝에 동초제 수궁가를 출간한 안동춘 교수에게 동초, 운초 선생을 대신해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안동춘 교수는 전북 고창군 출생으로 현재 전북대 수의과대학에서 학생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전 수의대학장을 지냈으며, 판소리 수궁가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현재 연초 김소영 명창에게 수궁가를 사사 중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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