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IT의 발달과 함께 미디어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전 세계의 실시간 뉴스와 각양 정보전달이 동영상과 함께 이루어지는 매체가 유튜브이다. 유튜브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남녀노소, 직업과 신분과 관계없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정보전달체계일 것이다. 아이들은 어린이 동요와 함께 춤을 추고 여행가는 자신의 여행 경험을 유튜브를 통해 올려 구독자를 흡수하고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특정한 부분에 대한 활동 동영상으로 많은 구독자를 두어 유명인 되기도 한다. 필자 역시 유튜브 애청자 중 한 사람으로 음악과 함께 세계 각 지역의 풍경과 유명한 여행지를 보기도 한다. 

그러던 중 ‘죽은 도시가 돼버린 필라델피아 켄싱턴 에비뉴’라는 제목의 공영방송에서 방영된 미국의 마약중독의 실상을 보여주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고 유사한 동영상은 많은 유튜버에 의해 올려져 있었다. 마약에 중복된 사람들의 이상한 자세의 모습은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좀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섬뜩하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한 도시의 거리가 그러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켄싱턴가에 약 6000명에 달하는 노숙인 중 상당수가 마약으로 뇌가 망가져 허리나 팔다리를 심하게 꺾은 채 약 3km에 달하는 거리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이미 ‘좀비랜드’라는 오명이 붙은 채 경찰도 사실상 마약 단속을 포기하고 범죄가 일어나야 개입할 정도라고 한다. 이 지경을 만든 마약의 주범이 ‘펜타닐’로 꼽히고 있다.

과거에도 마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마약을 식물에서 추출하여 흡입하거나 먹거나 주사로 맞는 방법을 사용했다. 한때는 양귀비에서 추출한 아편으로 사회문제가 되어 필자의 어린시절 우리나라에서도 아편중독으로 패가망신한 가정들이 있었고 크게는 영국과 중국의 2차례에 걸친 아편전쟁까지 일어나기도 하였다. 식물에서 추출하는 마약의 양보다 실험실에서 대량으로 합성한다면 가격도 극도로 저렴해지고 공간적 제약도 크지 않아서 만들어진 합성 마약이 바로 ‘펜타닐’이다. 한 약사의 인터넷에 언급한 글에 의하면 펜타닐은 소염진통제(Nsaids)로는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중추신경계 통증 전달을 억제해 수술 후 통증 경감, 암·뇌질환 환자 등의 통증 완화 등에 마약성 진통제로 사용된다고 한다. 펜타닐을 사용하면 호흡이 억제되어 반드시 산소공급 등의 호흡억제 관련 시설이 있는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펜타닐을 사용하면 뇌에서 엄청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통증에 관여한다고 한다. 도파민은 우리 몸에 근육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대표적으로 도파민이 부족하면 파킨슨병이 생긴다고 한다. 파킨슨 환자가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여 걷거나 행동하는 데 어려움을 가진다. 펜타닐 중독자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좀비처럼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펜타닐 농도가 떨어지면 도파민의 분비가 극도로 떨어져서 몸을 삐걱거리면서 좀비같은 자세를 가진다고 한다. 단 2mg만으로도 호흡중추를 마비시켜 ‘죽음의 마약’ ‘좀비마약’으로 불린다고 한다.

팬타닐에 중독되었던 10대 여성 래퍼는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처음 펜타닐을 주입하게 된 것은 신체적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는 말 때문이었다고 한다. 펜타닐에 중독되어 내성이 생기면 펜타닐을 중단했을 때 끔찍한 고통이 따르고 다시 하면 고통이 사라지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고 한다. 금단현상으로 살을 기름에 튀기는 것과 같은 통증이 발생하고 다시 주입하면 거짓말같이 사라진다고 한다.

대한민국도 이제 마약의 청정국에서 주요 소비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청소년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도록 한 사건과 6월 비행 중인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겠다며 난동을 부린 10대 남성 승객이 마약을 투약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마약류 사건이 점차 불어나고 있어 미국의 현상을 단지 남의 나라 일이라고만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신체적 심리적 긴장감에서 벗어나고 해방감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그러한 긴장감에서 이완된 자유로움을 가지고 싶은 유혹에서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약이 중독으로 이어지게 된다. 사람의 진정한 자유는 자신의 이성적 판단에 따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거나 절제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면 그것은 자유로움이 아니라 구속되어 살아가는 것과 같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그릇됨에 미혹될 때가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미혹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자유로움을 가지지 못하고 미혹에 구속될 때 그릇됨에 빠지게 된다. 마약을 통해 해방감을 가지려다 마약에 노예가 되는 것이다. 자유로움을 가지고자 한다면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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