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는 매년 28만건 정도의 전기공사를 발주하고 있고, 그 중 약 10건 정도의 공사에서 크고 작은 감전재해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면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국민의 인식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전기 작업 중 감전사고는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때, 만약 전기 공급을 중단하고 작업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분명 작업자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전기작업은 전기 공급을 멈추지 않고 시행하는 “무정전 작업”과 전기 공급을 멈추고 진행하는 “휴전 작업”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휴전 작업은 전기가 흐르지 않는 상태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사람이 감전 위험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되는 가장 안전한 작업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왜 한전과 전기작업자는 위험한 상황을 알면서도 전기 공급을 중단시키지 못했을까요? 당장 전기 공급을 멈추고 작업하게 되면 “음식이 상한다”, “영업을 해야 한다”, “공장을 돌려야 한다” 등 수많은 고객민원이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전기 공급을 멈추지 못하고 무정전으로 전기공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해외 선진국은 어떨까요? 주요 선진국에서는 휴전 작업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며, 휴전으로 정전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정전 시간을 줄여 국민 편의를 보장하고 고품질 전기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기작업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시하여 원칙적으로 휴전 작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기작업자도 이웃이고 친구이므로 작업자를 충분히 보호하기 위해 휴전 작업으로 발생하는 약간의 불편함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이자 생각입니다.

한국전력공사도 2022년부터 휴전 작업을 확대하며 “효율에서 안전으로”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휴전 작업에 따른 당장의 불편함을 잠시 감내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잠깐의 불편함과 생명 중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제는 작업자 안전 중심으로 변환하는 사회적 흐름을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잠깐의 휴전을 참고 적극 협조하는 것, 전기작업자의 생명을 지키고 고품질의 전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한전전북본부 안전재난부 김동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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