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원 '별을 바라는 동행' 시집 발간
산의 중후함-포용력 이미지 다 갖춰

장세원 시인의 신간시집 ‘별을 바라는 동행’이 발간됐다. 장세원 시인은 금방 인자임을 알아볼 수 있는 인품을 지녔으며, 덕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 시인이다. 재승덕이라 하여, 재주 있는 사람이 덕까지 갖추기가 어려운 법인데, 시인의 풍모에서는 재와 덕을 함께 겸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을 좋아함은 그의 시편들에서 넉넉히 읽힌다. 장시인은 한 생애를 교육자로서 중등교육과 대학교육의 강단에 섰었다. 자기 수양이 빼어나지 못하면 헤쳐 나올 수 없는 엄중한 직업인 것이다. 제자들 훈육에 열성을 기울였으며, 어려운 시대를 건너오면서 선비정신으로 관통하지 못했다면 역시 오늘에 의연한 인품을 지니기 어려웠으리라. 시인은 마치 나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 주인공처럼 남을 앞세우며 항상 자기 자리는 뒤에 두었다. 산의 중후함과 포용력의 이미지를 띤 점이 시인의 품격에 합당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의 시 ‘산’에서는 저러한 모든 의미를 함의한다. 시는 영혼의 울림이라 한 바, 장시인의 인적 생애가 ‘산’이란 시를 읊지 않을 수 없도록 시인의 영혼은 맑고 청정하고 청빈하며, 고절한 선비정신으로 제련된 ‘인생’이라는 점이 확연해진다.

다음으로 장세원 시인의 시에서 읽혀지는 것은, 세속에 살되 속됨을 결코 띠지 않는 청순함이 시편마다 고여 있다. 그는 정의롭고 신념은 바르고 올곧아서 의기가 쩌렁쩌렁하다. 그래서 인격의 단속과 교양의 여밈이 고매할 수밖에 없다. 그의 시가 더러는 교화의 목적을 둔 윤리 도덕을 설파하기도 하고 또 더러는 자연 귀의적인 동양적 사조를 따르기도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작가는, 한편 한국 고유의 사상인 유ㆍ불ㆍ선에도 그 사유가 접맥됨을 알 수가 있다. ‘스스로 그러한 대로’라 하는 무위자연의 이법에 저무는 인생을 의탁하고 있다고나 할까? 산을 섬기고 우러르는, 산뫼오독은 노자의 현묘의 경지에 사뭇 가까워짐이다.

소재호 시인은 “장세원 시인은 우선 성품이 고결하다. 그래서 유래된 시들도 고매하고 의연하다. 건강한 정서가 한 생애 동안을 내내 아름답게 표징한다”며 “시의 진수에 깊이 천착하여, 시의 품격은 그 갖춤에 있어서 우뚝하다. 장 시인은 생애의 종말을 맞을 즈음에도 아름답게 빛나는 단풍잎으로 영성의 자리에 사뿐히 내려앉을 것이다”고 평했다.

저자는 “늘 푸른 소나무처럼 푸르게 푸르게 산을 지키고픈 염원처럼 자연은 우리의 위대한 스승이라 했기에 좀 더 가까이서 은밀한 섭리의 정수를 찾아 깊은 대화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여러 편린들을 모아 꿰어 보고자 했다”며 “5년 전 시 ‘시간의 소리마디’를 펴낸 후 조금은 더 시다운 작품을 선보여야겠다는 의욕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바람이었고, 능력을 한계를 느끼면서 시간의 흐름에 의무감으로 두 번째 시집을 펴내고자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1939년 부안 출생으로 전주고와 전북대, 숭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10년 한울문학에 시로 등단했으며, 전주여자고등학교 교사와 서해대 교수로 정년 퇴직했다. 한국서예협회 전북초대작가, 열린시문학회, 전북문협, 부안문협, 신아문예작가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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