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호남권의 이슈는 단연 '호남정치 복원'이었다. 호남의 중심인 민주당에서 정작 호남 출신은 뒷전이고 영남 출신 인사들이 당 전면에 나서면서 호남 정치 소외 현상이 적잖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호남의 분위기는 새 정치를 선언한 안철수에게 집중됐고,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호남권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불과 4년 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선 민주당이 다시 호남을 장악했다. 새 시대, 새 정치라는 신선했던 안철수 신당의 슬로건이 호남 민심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전 세계를 공황에 빠뜨린 코로나가 총선 국면과 겹치면서 총선거는 집권 민주당이 주도하게 됐다. 

그리고 4년이 또 지나가는 내년 4월에는 22대 국회의원 총선이 치러진다. 지난 20대 총선거와 다른 점은 당시는 민주당의 분열과 안철수 신당이 호남권 최대 이슈였지만, 내년은 보수권 신당설이 총선거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권에서도 송영길-조국-추미애 신당설이 나오지만, 전북에서 이 곳으로 합류할 현역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정작 관심이 가는 건 보수권 신당설이다. 보수권에서 표심이 나눠진다면 2024년의 전북 정치나 호남 정치 그리고 전북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핵심이다. 일반적 시각으로 보면 "보수권과 호남은 별 연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가 논객 다수에선 "어차피 호남 표심은 진보성향이어서, 보수정당 상황과는 관계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을 듯 하다. 지역구 의원 선출 가능성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보수권 신당설의 중심에는 유승민-이준석-김종인 등 유력 정치인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여야와 진영을 넘나들면서 정치권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시켜왔다. 따라서 만일 이들 3인이 힘을 모은다면 내년 총선거에서 어떤 변수가 될 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3인이 뭉칠 지 아니면 각자의 길을 선택할 지는 미지수다. 

전북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 부분은 보수정당 후보의 당선 여부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 이후 확연히 드러나고 있지만 '여당' 소속 의원의 존재 여부는 지역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여의도 안팎에는 "전북에 의원 1~2명만 있어도 발전 속도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 많다. 물론 지역내 전반적인 지역 정서와는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북 미래를 생각한다면 전략적으로 표심을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여의도에서 보면 도지사나 국회의원들이 여당 지원이 없어 고생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여권 창구가 부실하다보니, 결국엔 눈 앞에서 '먹이'를 놓치는 게 부지기수다. 전북 주요 인사들이 매번 만나서 사진 찍는 이들이 거의 비슷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권 신당이 출범한다면 전북 표심 특히 비례대표 표심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과거 안철수 신당과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득표율은 국회 의석 확보에 핵심요소가 된다. 보수권 정당간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면, 전북은 보수권 비례대표 경쟁의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어느 당에서 전북 출신 인사를 비례 앞 순위로 배치할 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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