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바의 봄노래' 박성규 시집 출간
사람다움의 실체 존중하는 성향 반영

박성규 시집 ‘밀바의 봄노래’가 출간됐다. 도심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질푸른 신록이 우거진 한가로운 곳에 자리잡은 ‘밀바’는 방문객의 환성을 자아낼 만큼 경관이 수려하고 분위기가 조용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 시를 공부하는 문우들이 한자리를 폈다. 그것도 새봄이 한창 짙어가는 계절의 축복을 받기라도 한 듯, 자연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곳에서 공기좋고, 경관 수려하며, 짙푸른 숲이 주는 향기롭고 한가로운 분위기에 젖다보니 누구라 할 것 없이 허용하는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었을 것이다.

창작은 결국 체험의 변주 아닌 것이 없다. 이날의 체험이 시인에게 ‘밀바의 봄노래’를 낳게 했다. 그러니 이 작품에는 새봄의 계절감과 함께 한적한 자연경관이 주는 평안한 기분이 충만하게 느껴진다. 거기에다 함께 자리한 사람들이 ‘시문학을 삶의 중심으로 놓기’로 작정한 문우들이다보니 이런 요소들이 가담해 이 작품의 배경을 이뤘다.

박성규 시인은 시문학을 사람다운 사람됨을 이루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본다. 그리고 시다운 시를 쓰기 위해 전력하고 있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측면 즉 사람다운 사람에 이르는 길과 시다운 시를 쓰는 일은 따로 있지 않다. 전자의 요소가 시인의 시의 참신함에 주춧돌을 놓는 격이라면 후자의 요소가 시인의 사람다운 사람됨에 생명을 불어넣는 격이다. 그래서 사람다운 사람의 길에 놓인 시다운 시가 한 인생의 후반부를 설득력 있게 끌고 가는 형국이 된다.

이런 상황은 평소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예창작에 뒤늦게 입문한 사람들은 40대부터 80대까지 연령이 다양하고 남녀노소 모두 폭넓게 망라돼 있다. 여기에 시공부를 시작한 동기도 각양각색이며, 문학적 취향이나 추구하는 지향성도 가지각색이다. 이들이 어울려 공동의 선을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박성규 시인은 특유의 선성을 발휘해 모두를 한결같은 시심으로 돌아오게 한다. 언제나 험하고 성가신 일은 본인이 먼저 앞장서고 있으며 이는 ‘사람다움의 실체’를 존중하는 인성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런 성향은 그의 작품에서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난다. 

시인의 인생 후반부를 시문학에 정진하는 것으로 중심을 잡은 것은 그가 이룩한 시문학 성취가 뒷받침을 하고 있다. 주관적 감성으로 냉엄한 객관의 세계를 노래하면서, 젊어서는 느낄 수 없는 혹은 찾을 수 없었던 신비한 인생그림을 그리면서 아침놀 뿐 아니라 저녁놀도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동희 시인은 “박성규 시인은 고진하다. 시문학을 매개로 만나 사람살이의 관계로 유대가 확장되고 긴밀하게 되기까지 한마다로 고진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며 “늦깎이로 시문학 공부를 시작해 줄기차게 주어진 과정을 수행했다. 그런 결과 시단에 등단하고 이처럼 두 번째 시집을 낼 수 있는 문학적 역량을 쌓았다. 시인의 앞날에 시문학의 그림들로 물든 저녁놀을 기대한다”고 평했다.

시인은 “들어선 이 길 가도 가도 아리송하고 자욱하고 앓다가 망설이다가 마음을 모아본다”고 말했다.

전주에 거주하는 시인은 시집 ‘이별의 그늘’을 발간했다. 한국문협, 전북문협 회원으로 현재 유연문학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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