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스케치

서교육감 전라고서 수험생 격려
학령인구 감소 현실 인원 적어
수험생 대부분 홀로 시험장 도착
학부모 자녀 숟가락 전달 요청
발열팩 들고 언손 녹이며 독려
교문앞 한참 맴돌다 돌아가기도

영생고등학교 앞에서 입실을 앞두고 학부모가 자녀의 손을 발열팩으로 녹이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영생고등학교 앞에서 입실을 앞두고 학부모가 자녀의 손을 발열팩으로 녹이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된 16일 오전, 전주지구 시험장인 전주영생고등학교와 전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앞은 입실 시간 내내 한산한 모습이었다.

날씨는 흐렸지만, 일기예보와 달리 비는 오지 않았다.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자들이 배치된 만큼 시험장 주변의 차량 흐름은 원활했다.

학령인구 감소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듯 시험장에 온 인원은 눈에 띄게 적었고, 적지 않은 수험생이 학부모 차량 없이 홀로 걸어왔다.

전주사대부고에서 교통 통제를 담당한 나상길(전북완산모범운전자회) 씨는 “새벽 6시 30분부터 현장에 나와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3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학부모들이 교문 앞에서 기다려서 혼잡했는데, 요즘은 수시 지원 때문인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수능을 목전에 두고 킬러문항 배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은 제각각 엇갈렸다.

지난 9월 진행된 모의평가에 대해 일부 수험생들은 “체감된 요소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고 말한 반면, 또 다른 수험생은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게 많이 느껴졌고, 특히 EBS와 연계된 문항이 다수 보였다”며 상반된 의견을 드러냈다.

6월 모의평가 이후 국어·수학 과목의 입시 기조가 바뀐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학부모 A씨는 “그동안 수학 과목이 가장 중요했는데, 예고 없이 수학 과목 난이도가 내려가고 국어 과목 난이도는 대폭 올라간 점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바뀐 스타일에 맞춰 다시 공부해야 하니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교문 앞 풍경은 말 그대로 가지각색이었다.

두 학교가 매우 인접한 만큼, 많은 학생들이 반대로 입실하려는 상황이 발생했다.

긴장한 표정으로 교문을 지나가려던 수험생들은 “옆 학교로 가야 한다”는 관계자의 말을 듣고 다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밥을 미처 먹지 못했는지, 추운 날 교문 앞에서 빵 하나를 다급히 먹고 들어가는 수험생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발열팩을 들고 자녀의 손을 꽉 맞잡은 채 “떨지 말고 잘 다녀오라”며 연신 용기를 북돋웠다. 

입실 마감 시간이 3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급하게 뛰어온 학부모는 “자녀가 숟가락을 두고 갔다”며 관계자에게 전달을 요청하기도 했다.

자녀를 배웅한 학부모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교문 앞을 맴돌다 이내 돌아갔다.

학부모들은 “준비한 만큼 잘 마무리하길 바라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입을 모으며 자녀들이 점수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황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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