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한 나라의 과거는 박물관에서, 현재는 학교에서, 미래는 도서관에 서 보라’는 말이 있다. 책이 있고, 또 그 책을 빌려주고, 수험생과 취업준비생들의 공부방이었던 도서관이 이제는 책을 읽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도서관에서 유명 인사의 초청 강연이나 예술 공연, 저소득층과 어린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나아가 취업 박람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뉴욕 공립도서관 속 일상을 담고 있다. 도서관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도서관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가치는 누구나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고령자, 다문화가족,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면서 저출산, 고령화, 지역소멸 등 공동체 문제에도 도서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 디지털 시대, 도서관이 대처해 나가야 할 방향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이 모든 사회 영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서관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종이책과 종이로 된 자료들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자료는 늘어나고 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더 늦기 전에 도서관의 ‘미래 대비(future proof)’에 대한 생각들을 해야하고, 새로운 시스템들을 끊임없이 실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전주도서관에서는 전자책 구입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전자책 보유권수를 늘려가고 있다. 앞으로는 챗봇으로 도서 검색과 대출 현황을 조회하고, 빅데이터 추천도서 등 각종 도서관 안내 등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ICT 기반 시스템을 운영하여 로봇이 도서를 검색하고 도서가 있는 목적지까지 동반 안내하는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 청소년, 장애인, 고령자,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서비스 확대

전주시의 경우, 올 한해 12개 공공도서관에서 403개 프로그램을 1,736회 운영, 시민 146,000여명이 참여했다. 현재까지 6개 공공도서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조성하였는데, 앞으로도 도서관마다 주제가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정비하여 특화프로그램들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평화도서관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수화교실을, 송천도서관에서는 영상을 특화하여 1인 미디어 제작 공간을 제공하며 어르신들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 재개관할 서신도서관은 영어 프로그램을, 쪽구름도서관에서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강화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히 꽃심도서관 내 ‘우주로 1216’과 전주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 내 ‘모야’에는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있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목공예와 글쓰기, 쿠키 만들기, 정원 만들기 등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여 참여하기도 한다.
 

△ 저출산·고령화·지역소멸 등 지역문제에 대응할 도서관 정책 선보여야

R. 데이비드 랭크스 교수의 <한국 도서관의 미래>에서는 도서관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는 ‘나쁜 도서관은 장서만 수집하고, 좋은 도서관은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훌륭한 도서관은 커뮤니티를 형성한다.’고 말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도서관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에서는 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잠재적 가치가 있는 기록물을 수집·보존·활용하여 지역문화 소멸에 대응하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도서관이 주축이 되어 유관기관 간 리빙랩을 운영하는 등 지역문제를 해결하려는 도서관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도서관 정책기반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도서관 협력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국가-광역-지자체가 연결되어 지역도서관 사업을 지원해나가야 한다. 전주가 가진 책문화·관광·역사자원들을 통해 도서관 문화를 활성화하고자 국립중앙도서관 전주 분관도 유치하고자 하는 이유다. 전주의 정체성과 지속성을 가진 전주독서대전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재차 유치하고, 전국의 도서관 관계자가 도서관 정책을 공유하는 ‘전국도서관대회 및 전시회’를 유치하여 전국에서 도서관 정책을 선도하는 도시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또한, 매년 개최되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에 참여하여 전 세계에 전주도서관의 선도적인 정책을 공유하고, 앞으로는 전주 유치를 통해서 도서관계 업무협력과 국제교류는 물론 전주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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