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군산)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군산)

예부터 아름다운 야간 경관은 그 도시의 문화와 번영을 상징한다. 그래서 세계 일류 도시들은 빛을 활용한 조명 예술로 관광 자산을 만들어 왔다. 파리 에펠탑, 뉴욕 타임스퀘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대표적인 예다. 훌륭한 문화유산에 더해진 화려한 경관조명은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

반면 어둠은 도시의 쇠락을 뜻한다. 상점이 문을 닫고 유동인구가 감소하면 도시에는 빛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GM 공장이 철수하고 조선소 가동이 중단된 군산의 5년 전이 그랬다. 연이어 터진 코로나 19로 관광객 발길마저 끊겨 북적이던 군산 도심이 활기를 잃어갔다.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아든 2020년 5월, 어두워진 군산을 밝혀야 했다. 빛이 필요했다. 동백대교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기로 했다. 마침 군산에는 밤에 갈만한 곳이 없다는 시민들 의견이 있었고, 군산을 찾은 외지인들도 저녁에는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야간경관 조성이 묘안이었다. 

당선 직후 기획재정부를 찾아갔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담당부서에서 난색을 표했다. “대한민국 다리가 수천 개인데 군산에만 조명 설치 예산을 주면 전국 지자체장이 찾아와 조명 예산 달라고 할 것이다”란 식이었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하고자 하면 반드시 길은 있다’는 좌우명처럼 어떻게든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나섰다. 

그랬더니 국비 예산으로 경관조명을 설치한 사례가 있었다. 이름도 유명한 부산 광안대교였다. 2011년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명목으로 국비를 지원받은 이력이 있었다. 통상 정부에 예산을 요구할 때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신규 사업보다 기존의 것을 개보수하거나 확장하는 사업이 예산 확보에 훨씬 수월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2021년 국회 예산 소위에 들어가 동백대교 경관조명 개선사업 예산을 다시 요구했고 결국 교량보수 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하게 됐다. 그 어떤 사업의 예산 확보보다도 의미가 남달랐다. 시민들에게 빛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동백대교의 조명이 드디어 다음달 첫 선을 보인다. 동백대교의 조명은 일반 조명이 아니라 미디어 영상이 송출되는 미디어파사드이다. 최근 몇 년사이 전세계 고층건물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는 다양한 이미지, 영상 콘텐츠를 재현해 메시지와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진다. 동백대교의 미디어파사드는 미관을 증진하고 야경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근대 문화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군산의 과거와 화려한 불빛과 함께 빛나는 군산의 비전까지 그리게 될 것이다.

나아가 경관조명에서 그치지 않고 동백대교 주변을 군산의 새로운 테마관광지로 재탄생 시킬 예정이다. 동백대교를 조망하고 체험할 수 있는 내항을 정비해서 서울 한강 밤도깨비 야시장처럼 푸드트럭들이 들어오고 야외 버스킹 공연도 열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또 가능하다면 매년 불꽃 축제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백대교의 이름은 군산의 시화인 동백꽃에서 가져다 붙였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에 붉을 꽃을 피워내는 동백꽃처럼, 동백대교의 환한 빛이 최근 칠흑같은 어둠에서 벗어나 경제 재도약 기회를 맞이한 군산의 경제를 비추고 시민들의 삶에도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2차전지 특화단지, 새만금 RE100 산단 등 경제 성장 기반에 더해 문화관광도시로서 군산의 가치를 더욱 드높여주길 바란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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