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전북총선 '선수' 보다는 '경험'

21대 국회 전북몫 못챙기고
되레 놓치는 일 많아
국회의원 선수보다
강한 정치인선택 인식 변화

정치좌우 윤석열-이준석
0선불과 정치 '쥐락펴락'
0.5선 이재명 제1야당 이끌어
전북약체 내몬인사 심판을

21대 국회 의전원-금융지
이슈화 실패에 지지부진
새만금 재검토 지시에도
전북정치권 특단책 못내려

새만금 예산 함몰 벗어나
전북특자도 출범 총력전
강하고 힘있는 인사 내세워
22대 국회 최강전북 건설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전북이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점은 강한 정치력이다. 

힘있는 정치인이 많아야 전북 몫을 효과적으로 챙길 수 있는데, 21대 국회에선 오히려 전북 몫을 빼앗기거나 놓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제 밥그릇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치력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그래서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선 힘있고 강한 정치인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힘있는 정치인의 기준이 국회의원에 몇 번 당선되는 중진이냐 즉 국회의원 선수(選數)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선 요즘들어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도내에 많다.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강한 전북 정치가 되기 위해선 누구를 선출해야 하는가.
/편집자주

 

/윤석열-이재명-이준석, '의원 경력' 약해도 정치 주도/

최근까진 국회의원에 몇 번 선출됐는지가 지역 정치력의 핵심으로 꼽혔다. 전북은 21대 국회에서 초재선으로 지역구가 채워지면서 정치력 약화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중진을 최대한 많이 뽑았어야 한다는 말도 많았다. 실제, 국회 3선 이상이 되면 상임위원장이나 당 지도부급 인사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나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4개월 남짓 앞둔 요즘은 이같은 평가가 달라지는 것 같다. 국회를 거의 '경험하지' 않은 인사들이 우리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어서다. 국회 경력이 전무한 윤석열 대통령이나 보수권 차세대로 꼽히는 38세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 경력이 '0선'이다. 

국회 제1야당을 이끌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대 국회에서, 그것도 지난 2022년5월 인천계양을에서 보선으로 선출된 초선 의원이다. 정치권에선 보통, 재보선 당선 의원은 0.5선으로 부른다. 이 대표를 초선으로 본다고 해도 현재 우리나라 정치, 정당사를 주름잡는 이들은 역대 중진들에 비하면 국회 경력이 '미천'하다. 

전북의 중심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다수 정치인은, 초선인 이재명 대표 라인으로 분류된다. 현역 의원이나 정치 신인 그리고 차기를 노리는 이들 대부분 친명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다.  

최근 도내 정가에선 현역 의원 중에서 하위 평가에 걸리거나 실질적인 '전략공천' 시나리오에 의해 내년 공천에서 탈락이 예상되는 이가 적지 않다. 호남에서 불고 있는 현역 물갈이론에서 누가 살아남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인지 도내 현역, 입지자 상당수가 친명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사실상의 공천권자로 평가되는 이재명 지도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전북 정치는 정세균, 정동영 시절 중앙 무대를 주름잡았다. 이들은 재선 국회의원 때부터 국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민주당의 중심인 광주전남, 수도권을 제치고 전북 정치인이 당 대표(의장)-원내대표를 차지하고 당을 이끌었다. 

현재 전북의 초재선 의원 중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치인이 누구인지는 도민과 유권자들이 잘 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살아남는 현역은 전북 미래를 책임질 만한 이들이다. 반면 전북 정치를 약화시킨 이들은 공천에서 낙천 또는 경선 탈락으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현역-중진-신진 경쟁 속 전북 몫 챙길 강한 정치인 발탁해야/

전북은 내년 총선에서 강한 정치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중앙에서 목소리를 내고, 최소한 전북 몫은 빼앗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 전북은 남원 국립의전원이나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라는 목표를 이뤄내지 못했다. 전북 몫이고 대선 후보 공약인데도, 제대로 성사시키지 못했다. 중앙에서 크게 이슈화시키지 못했고 여전히 "검토하겠다. 살펴보겠다"는 정부 답변만 앵무새처럼 들릴 뿐이다. 

설상가상, 잼버리 이후 새만금 예산 삭감은 차치하고 '새만금 빅픽처'라는 총리의 재검토 지시까지 내려졌다. 빅픽처, 재검토에 들어간다면 기존의 사업은 어떻게 되고 추후 예정된 사업들조차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도내에서 사업하는 이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날벼락, '부도' 직전이라는 말이 파다하다. 

그럼에도 불구, 정치권에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내지 못하는 상태다. 새만금 예산 복원 및 증액에 모든 걸 맡기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북도-국회의원 조찬간담회'에서 회의 말미에 발언한 강성희 의원(진보당 전주을)은 "회의 내용이 새만금 외에는 없는 것 같다. 다른 사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 경력이 짧은 강 의원이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전북의 의제가 한정돼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전북 정치의 이런 분위기는 초선, 재선, 3~4선 이라는 의원 선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전북 미래를 꿰뚫어보고 전북 몫을 찾기 위한 강력한 '투쟁', 즉 강인함이 필요한데 전북 정치는 현재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선 현역 의원과 정치신인, 중진 정치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유권자들은 가장 힘있는 인사를 선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도내 일부 선거구는 강력한 외부인사의 경쟁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22대 국회에서 최강의 전북 정치를 형성하기 위해선, 약한 정치인은 탈락시키고 강력한 이들을 전면에 세워야 한다.     
 

/잼버리-새만금 예산에 함몰된 전북, '전북특자도'로 전환 필요/

정치력 약화라는 평을 받고 있는 전북 정치이지만 그나마 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로 체면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 특히 특자도법의 경우 허약한 정치력을 여야 협치로 커버한 것이어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국회는 이달 말까지 국가예산을 심의한다.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내년 예산을 확정하게 되면, 변수가 없는 한 국회를 통과한다. 이 과제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위원인 이원택 의원(김제부안),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이 전담하고 있다. 예산은 두 의원과 지도부에 일임하고 도내 정치권은 서둘러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실제로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전북 예산을 지키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북 정치는 조속히 전북 발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잼버리 초반 파행 책임론과 새만금 예산 삭감-복원 구도에서 벗어나 전북특자도 출범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것. 

전북특별법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물론 전주-완주 통합, 새만금 SOC 관할권 조정과 같은 핵심 사안이 기본이다. 이런 역할과 조정은 정치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사안이다. 

지난 여름, 도와 정치권은 대광법이 상임위에서 주춤거리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자신해 왔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이 예정된 만큼 대광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는 것. 

하지만 최근 분위기로는 대광법 역시 물건너 가는 국면이다. 이와 관련된 도내 모 의원은 "이번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현실적으로 개정안 추진은 실패 사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사안이지만 슬그머니,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도민 상당수는 도와 정치권의 역할 분담을 지적한다. 새만금 예산 복원은 도와 예결소위 및 정당 지도부에 맡기고, 다른 의원들은 전북특자도 성공에 올인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전북특자도를 포함한 전북 핵심 과제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면, 정치권 책임론과 함께 대대적인 물갈이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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