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농원 13년만 매입 마무리
수질개선-자연환경 복원본격

익산시가 새만금 수질개선 및 정주여건 개선 등을 위해 추진해 온 ‘왕궁 정착농원 현업축사매입사업’이 마침내 완료됐다.

이로써 한센인의 아픈 역사가 서린 익산 왕궁축산단지가 악취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왕궁 정착농원은 지난 1948년 한센인 격리정책 일환으로 조성됐다. 정부가 강제 이주시킨 한센인들에게 축산업을 장려하면서 왕궁 한센인 정착촌을 중심으로 주민생계를 목적으로 한 축사가 난립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호남고속도로 광역악취 및 새만금 수질오염의 주범으로까지 지목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정부 7개 부처가 합동으로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왕궁면 일대 축사매입에 착수했다.

당초 5년 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협의매수는 난항을 겪었고, 매입비 부족 등으로 모든 축사를 매입하는데 무려 13년이 소요됐다.

현업축사 매입 이후 왕궁일대 환경오염 지표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질기준 척도가 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95% 개선 됐으며, 복합악취는 90% 저감됐다. 

여기에 멸종위기 생물인 수달이 다시 돌아와 반가운 변화를 맞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왕궁현업축사 매입사업은 수질개선 종합대책평가에서 정부 우수사례로 여러 차례 선정됐다.

왕궁 정착농원 현업축사매입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자연환경 복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환경부 자연환경복원 시범사업을 통해 단절된 생태축 연결, 핵심보호구역 및 치유·회복의 공간 조성 등이 이뤄지게 된다.

특히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가 전 국토의 훼손된 생태계 30% 이상 복원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자연환경 복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양경진 시 녹색도시환경국장은 “이번 사업에 적극 협조해 준 축산농가 및 유관기관 등에 감사 드린다”며 “왕궁정착농원이 기후변화 위기의 허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익산=문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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