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탄생

2018년 서남대 사학비리로 폐교
연소득감소 260~344억원 추산
남원시-전북대 서남대 문제 해법
글로컬대학30 5년간 1천억 지원
전국 유일 지역재생 모델 큰주목
2027년 4년제기준 1,200명 모집
한국어학당-유학생학부 개설 등
인큐베이팅공간 기업 지원 계획

“벚꽃이 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대학가를 떠돌던 이 ‘벚꽃엔딩’ 상용구는 더 이상 뜬소문이 아닌 지방대의 슬픈 현실이 됐다.

바로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 등 존립위기에 봉착해있는 대학가 곡소리를 반영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18년도부터 재정지원을 토대로 대학 정원감소를 유도했던 교육부 중심의 대학혁신지원 사업을 접고 혁신에 나서는 지방대를 선정,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을 지난 4월에 발표했다.

세계화를 뜻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화를 뜻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인 글로컬 사업은 교육부가 오는 2026년까지 비수도권의 지방대 30곳을 지정해 1개교당 5년간 1000억여원을 지원하는 파격적 정책으로 망해가는 지방대에 동아줄이 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난달 13일 ‘글로컬대학30’ 본지정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예비지정을 통과한 15곳의 대학 중 최종 10개 대학을 선정한 바 전북대학교가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는 ‘글로컬대학30’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전북대가 제출한 계획은 지역과 대학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북과 지역대학을 미래, 세계로 이끄는 플래그십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으로 특별히 그 중심에는 폐교된 남원 서남대 재생이 포함돼있었다.

이에 따라 지역과 공존·상생하는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의 낭보가 남원에 날아들었다. 그 소식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사학비리로 얼룩진 서남대, 눈물의 강제폐교, 대학폐교에 따른 지역경제 직격탄

서남대학교는 지난 1991년 낙후된 지리산권 개발과 영·호남의 화합을 위해 중·소도시인 남원에 설립된 지역의 유일한 대학이었다.

하지만 설립자의 교비횡령과 회계 및 학사관리의 부정, 학생 충원율 문제 등으로 교육부에 의해 2018년 2월 28일 강제폐교됐다.

지역내 대학폐교는 교육기능· 연구기능·봉사기능의 소멸과 학생·교직원·대학의 지출소멸, 문화시설·교육시설의 소멸로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지역소득의 영향, 지역고용시장의 영향, 지가의 영향, 기술이전의 영향 등 지역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서남대학교 폐교는 남원지역의 많은 영향을 끼쳤다.

폐교 직후 교수와 직원 300여명이 실직했고 주변상가 40개중 35개는 폐업, 학생들의 주거지였던 원룸은 58개중 30개소가 폐업하고 남아있던 원룸조차 주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았다.

대학알리미 공시정보, 통계청(가계동향조사, 2018), 서남대 문제해결을 위한 긴급대책협의회(2013)등에 따르면, 서남대학교 폐교로 인한 남원시의 연간소득감소는 직접소득 감소액과 간접소득 감소액, 유도소득 감소액을 합한, 약 260억~344억으로 추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는 계속 줄고있는 추세다.

지난 달 9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인구위기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2022년 538만900명이었던 학령인구가 2040년 268만명으로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정처의 전망치는 통계청이 2021년 내놓은 중위추계(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보다 비관적이다.

게다가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말 발표한 ‘인구변동과 미래전망: 지방대학 분야’보고서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로 2042~2046년 국내 대학 385개 중 49.4%만 살아남고 나머지 195개 학교는 사라진다. 결론적으로 25년 뒤에는 절반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미 20여개의 대학은 폐교가 이뤄졌다. 대학폐교는 이렇듯 남원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 글로컬 대학 30 도전장 내민 남원시, 해법 찾았다.

남원시의 끊임없는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에서 지방대학에 대한 혁신안이 발표되면서 그 과제를 풀 기회가 생겼다.

바로 전북대와 함께 서남대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던 시기에 정부의 굵직한 ‘글로컬대학30’이라는 대학정책 발표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이에 따라 글로컬대학30의 지향점 중 하나인 대학과 지역의 강한 결합, 그로인한 지역사회 동력 확보 등 전북대와 남원시의 협력관계를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고, 공동의 목표가 생겼다.

후보시절부터 폐교 서남대 활용에 사활을 걸어왔고,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과 외국인 유학생 한국어학당 유치가 민선 8기 공약사업 일환이기도 했던 최경식 시장은 이러한 필연적인 상황을 전북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글로컬대학30에 서남대 폐교 문제 해소 과제를 담고 정부와 국회 전방위로 뛰었고 불편한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만나고 또 만나고 도전했다.

그렇게 전북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폐교 지방대학을 활용한 지역재생 모델을 제시, 큰 주목을 받고는 지난 6월 예비지정 대학에 이어 본 지정에까지 이르게 됐다.
 

▲ 전북대 글로컬대학 30, 남원에서의 의미

그러한 불굴의 의지로 전북대와 남원시가 노력한 결과 최근 글로컬대학 30에 전북대가 선정되면서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폐교 서남대학교 남원캠퍼스가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로 탈바꿈할 길이 열렸다.

남원시와 전북대의 관계가 남다르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지역과 대학이 폐교된 대학의 문제를 혁신과제로 삼아서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과 이것이 지역과 상생하는 핵심요인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된 전북대도 남원시와 협력을 통해 서남대 캠퍼스 재생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전북대의 ‘글로컬대학30’ 본지정 실행계획서 내용에는 △폐교 서남대 활용한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 △수요자 맞춤형 한국어학당 운영△남원 특화산업(판소리, 코스메틱, 전통목기, 드론 등)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공간 조성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전북대와 남원시는 가장 먼저 폐교 캠퍼스 활용 마스터플랜 수립하여 폐교된 서남대를 교육이 가능한 최적의 상태로 바꿀 계획이다.

교육연구영역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타운 영역, 지역민 개방영역과 행정복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2024년에 남원시에서 서남대 부지 매입 후 기재부 소유부지와 교환과정 거쳐 교육부로 관리전환 받을 계획이다.

이후 2025년에서 2026년까지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교육환경평가 추진을 거쳐 2027년에 교육부로부터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 승인을 받는다는 구상이다.

이와 더불어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과 한국어학당 운영을 추진한다.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는 2024년까지 모집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부터 모집을 시작해 유학생 1년차에 글로컬트랙 운영 후 K-컬쳐, K-커머스, K-과학기술 유학생학부를 2026년부터 본격 운영, 2027년부터 학부별 모집인원을 100명 확대해 4년제 기준으로 총 1천200명의 재학생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어학당의 경우 2024년까지 교육 수요조사와 표준교안 개발을 진행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인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며 산업인력 외국인,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대상으로 취업과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해

외국인의 취업시장 진입을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대상도 남원지역뿐만 아니라 전북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더불어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운영해 양성된 교원은 전북대학교 해외 한국어학당과 한국학연구센터 파견 자원으로 확보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전북대의 유학생 학부개설 계획과 함께 남원시는 캠퍼스 운영에 필연적 요소인 유학생 확보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몽골 올란바토르 소재 수도 제60번 초중고등학교장을 비롯한 몽골 3개 학교장과 교육 및 상호 협력 증진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캠퍼스 유학생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협약에는 몽골 유학생의 전북대학교 남원캠퍼스(전북대학교 남원 글로컬캠퍼스) 유치와 남원시 활성화를 위한 협력, 그리고 몽골 학교의 발전과 산업인력 교류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남원시는 이번 몽골 학교 교장단과의 협약을 시작으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협력 가능한 해외 교육기관 또는 해외지자체들을 발굴하고 관계 맺기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전북대 글로컬대학30 사업계획 중 또 하나의 중요한 한 축은 서남대 부지와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인큐베이팅 공간, 기업지원 공간, 공동 R&D 공간, 정주공간 확보하는 전라북도 동남권 최대 규모의 남원특화산업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타운 조성이다.

이를 위해 1단계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서남대 건물을 기업입주공간, 기업지원공간, 협업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한편 입주기업 수요조사를 비롯해 전라북도 전역 모집홍보를 실시할 계획이다.

2단계는 산학 공동R&D, 해외시장진출, 투자 등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개발 도입함으로 판소리 공연장, 드론체험 교육장, 목공예제작소 등 문화교육공간과 기숙사 등 건물을 활용한 정주여건 개선 및 편의시설을 확충해 기업 정착과 유치를 위한 복합 공간을 조성한다는 복원이다.

전북대학교 글로컬대학 30 추진과 관련, 전북대와 남원시는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지난달 27일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전북대학교 글로컬대학30 선정 시민설명회 및 토크콘서트’를 개최, 이날 설명회에서 전북대학교 양오봉 총장이 직접 전북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대해 남원시민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특히 토크콘서트는 박혜연 아나운서 진행으로 양오봉 전북대학교 총장, 최경식 남원시장, 김만열 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 이사장이 패널로 출연, ‘전북대학교 글로컬대학30 선정이 남원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소상공인연합회, 발전협의회 등 남원시민 700여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경식 남원시장은 “전북대학교의 글로컬대학30 선정을 축하한다. 이번 설명회와 토크콘서트를 통해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 설립에 대한 필요성과 의미를 남원시민들과 함께 공감하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전북대학교와 함께 대학 중심의 지역발전을 위해 든든한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북대학교 양오봉 총장은 “서남대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외국인 유학생들의 인구 유입으로 전국적으로 지역 재생의 가장 선도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며, 남원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
 

▲ 최경식 남원시장 미니 인터뷰 "지역-대학 상생의 기회 가슴 벅차"

“이번 전북대 글로컬대학 30 선정의 가장 큰 수혜는 우리 남원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역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남원에 주어져 정말 가슴이 벅찹니다.

후보시절부터 폐교 서남대를 어떻게 재생시킬까 고민해오고, 민선 8기 공약에도 포함시켰던 저로써는 서남대 문제가 이렇게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정말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폐교됐던 서남대학교 남원캠퍼스가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기쁩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내용이 담긴 전북대 글로컬대학30 사업이 교육부에서 최종 확정된 부분에 대해 이같이 벅찬 감정을 드러내며, 전북대학교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을 환영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최 시장은 “서남대 폐교 이후 지역침체의 고통과 많은 상실감에 빠져 있던 시민 여러분께 서남대 재생이 담긴 희소식을 전하게 돼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면서“이번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내용이 담긴 전북대 글로컬대학30 사업확정으로 지역생태계 복원과 청년들을 돌아오게 하는 지역 활력이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남원시는 전북대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을 위해 든든한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강조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남원시는 내년 초 서남대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대학협력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학과 함께 지역사회 문제를 해소하고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시장은 또 글로컬 캠퍼스 설립 이후 드론과 도심항공교통 관련 학과 추가 신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스마트팜이나 반도체 등 미래교육과 관련된 학과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끔 돼있다”며 “그런 만큼 사업 계획서에도 포함돼있지만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행정력 집중은 물론 차후에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시장은“남원 글로컬 캠퍼스가 설립되면 외국인 학부생을 비롯해 산업인력과 창업 입주기업 등 2천여 명의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남원시는 대학과 동반성장의 목표를 넘어 전라북도 동부권의 중추도시로 거듭나고 글로컬대학이 지향하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가 완성되도록 역량을 더 결집하고, 협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원=장두선기자 jang@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