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변화 시대적 흐름 속
맞닥뜨린 수많은 경계 주목

차유림 17번째 개인전 ‘경계 넘기’가 23일까지 갤러리 숨에서 진행된다. 

오늘날 주체의 소멸과 타자의 부활을 논하고 노마디즘으로 점철된 매끄러운 공간과 탈경계를 매 순간 경험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무엇과 또 다른 무엇 사이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코로나 19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은 상황에서 ‘경계’의 개념이 부활하고 있는 오늘날, 이번 전시 타이틀을 “경계 넘기”라는 키위드로 언급하며 그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보여준다.

지금의 시대를 정의할 수 있는 말 중 ‘모호한 경계’를 생각한다. 팝과 오폐라가 만난 ‘팝페라’나 사실과 허구를 결합한 ‘펙션’이란 새로운 단어들이 속속들이 생겨나는 우리 주변에 혼합되고 뒤섞인 모호한 상태로 존재하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이러한 ‘혼합의 시대’에는 개별주체가 가지는 각각의 정체성들이 상당히 다의적이며 모호하다. ‘정체를 밝혀라’라는 말에 이제는 ‘정체를 나누는 기준을 알려 달라’고 답해야 할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남자와 여자, 한국인과 비한국인, 전통과 비전통 등 비교적 분명하게 가려지던 개념조차 조금만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면 그 경계가 모호해 당황스럽다.

이러한 다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본인은 삶에서 경험하고 맞닥뜨린 수많은 경계에 주목하고 예술가로서 사회 안과 밖의 경계를 오가며, 다양한 방식과 태도로 그 틀을 파헤치고 질문하려한다. 

작가는 “신체를 통해 어떠한 고정관념이나 사고의 경계에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인간관계의 취약한 본질과 현대사회의 경계화 된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작품 안에서 해학, 연민, 인간존재에 대한 깊은 사랑을 찾아보려 했다”고 밝혔다.

작가는 올해 세계혁명 예술국제포럼을 비롯해 AX초대전, 2022년 대한민국 남부현대미술협회 전북지회전, 제10회 사대문전, 2021년 그린르네상스 프로젝트 작가전 등 150여회의 기획 및 초대전에서 활동했다. 제1회 황소연 미술상, 2008 전라미술상, 2004 하정웅 청년작가상, 2000 전북 청년미술상 등을 수상했고, 1998년 전국춘향미술대전 대상, 1993년 전북미술대전 대상 등에 이름을 올렸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