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미술상' 전시··· 장년부문
김철규 '외연의 풍경'-청년
부문 김원 '보이지 않는 풍경'
각각 '주름'-'감정' 묘사해

김철규 作
김철규 作

교동미술관 2023년도 ‘교동미술상’ 수상작가 전시가 19일부터 31일까지 교동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수상자는 장년 부문 김철규의 ‘외연의 풍경’ 그리고 청년 부문 김원의 ‘보이지 않는 풍경’이다. 

두 작가는 인간이 삶 속에서 느끼는 고뇌와 탐구를 화폭에 담아오며 자신만의 화면언어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인간 존재를 향한 질문과 치열한 고민은 시대와 같이 호흡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대를 대변하며 던진 질문은 인문학적 사유를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현대인에게 삶을 돌아볼 기회를 마련한다.

장년부문 수상자인 김철규는‘인체풍경-주름’이라는 주제로 현재까지도 꾸준한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는 가운데, 상징성을 띠는 기호들로 변주하는 시도를 했다. 청년부문 수상자인 김원 작가는 밤의 숲 풍경을 통한 인간 내면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풍경을 선보인다. 이들은 유동적이고 불완전한 인간 존재를 드러내 보이며 인문학적 고찰이 귀해진 시대에 인간 본원을 향한 질문을 던지며 작가의 소명을 다한다.

김철규 作
김철규 作

김철규는 ‘주름’을 통해 삶의 유한성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넘어선 인지 확장, 인간 존재를 향한 사유를 드러낸다. 세상과 맞닿은 가장자리에는 인간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 짓는 피부(살갗), 그 중에서도 주름이 자리한다. 기존 관념에서 시간의 변화와 함께 늘어나는 주름은 ‘추한 것’으로 치부되어 왔다. 작가는 이러한 고정관념과 이분법적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사고를 확장하여 반복과 차이가 만들어 내는 ‘결’, 사유의 결을 제공한다. 나아가 주름을 내면의 감정과 삶의 태도가 육체에 새겨지는 ‘진실된 기록’으로 바라본다. 살아온 결대로 쓰여 지는 진실한 삶의 기록이자,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긍정의 서사인 것이다. 

일관된 ‘인체 풍경-주름’ 연작을 제작해 오던 그는 근래에 이르러 표현방식에 변주를 줬다. 2023년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 런던, 파리 등지에서‘상징물’을 발견하게 된다. 아름다움을 표상하는 상징체계를 자신만의 회화적 모티프로 채택한 것이다. 이전 작업에서는 사실적인 주름의 표현이 주를 이루었다면, 확대된 주름은 문양의 실루엣과 결합하여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김원 作
김원 作

김원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속에 드러나는 다양한 감정과 감정들을 화폭에 담으며 현대사회가 가진 문제에 대한 예민한 관찰력을 드러내 왔다. 풍경과 인물 군상 작업을 교차하며 작업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동차, 나무와 같은 대상 속에서도 인간의 속성을 발견해 내며 ‘인간’을 향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인물 간의 관계에 주목하던 작가는 최근에 이르러 다시금 작가 내면의 풍경을 밤의 숲 풍경에 빗대어 묘사하고 있다. 

어른이 되면 명확한 세상이 펼쳐질 거라 믿었던 작가의 기대와 달리, 실상은 경계가 흐릿하여 불확실한 풍경을 마주해야 했다. 보려고 하면 어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이전과 같이 여전히 막연하고 불안정한 풍경이 펼쳐질 뿐이다. 실존하는 것인지, 내면의 것인지 보이지 않는 풍경 앞에서 닿을 듯 잡히지 않는 막막함 앞에 놓인 것은 비단 그의 경험만은 아닐 것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현실이 선연하길 바랐던 소망과 달리, 여전히 우리 앞에 펼쳐진 불확실한 삶의 풍경 앞에 방황하던 경험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유하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교동미술관 김완순 관장은 “교동미술상은 지역 예술가들이 현장에서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제정된 교동미술관의 작가후원 전시다”며 “지원받은 작가들의 작가적 성취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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