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희 무브먼트 '전주-무경'
22일 공연··· 기린봉 정상
만경포 어귀-남고사 범종
소리-덕진연가 민속춤선봬

전주팔경이 한 폭의 춤으로 태어난다. 박현희 무브먼트가 마련한 ‘전주-무경’이 오는 22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무대는 예로부터 완산으로 불리던 전주의 대표적 명소인 전주팔경을 토대로 각지 특색을 살려 총4경으로 전주를 감상할 수 있다.

기린봉 정상의 노란 달과 달무리들은 신비로운 천년 전주 속으로 발길을 인도하고 그 길을 따라 글 읽던 선비의 태선무와 거문고 선율은 한벽당의 멋스러움을 표현한다. 다가천변 물소리와 입하화 흩날리듯 하얀 치맛자락 여인들의 연연한 춤과 장구가락은 노닐며 보는 전주의 하루가 흥겨이 노을지게 한다.

2경은 만경포 어귀로 돌아오는 돗단배 위 지친 어부의 몸짓이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그를 손꼽아 기다리던 처녀의 마음, 짠내 나는 삶 속, 젊은이들의 그리움과 만남을 풋풋하고도 소박하게 그려내 비비정에 앉아 달빛을 타고 백사장 갈대숲에 사뿐히 내려앉는 기러기떼와 함께 마무리된다.

남고사의 범종 소리를 재해석한 기타와 우리 소리의 울림은 심산유곡 위복폭포의 깊은 세월의 춤과 어우러져 전통적이면서 모던함으로 표현한다. 동문 기암괴석에 하얀 비단 쏟아져 내리듯 긴 수건춤은 유연하면서 강직한 호흡법을 통해 새로운 전통의 재해석으로 우리 춤의 확장성을 담아내고 있다.

3경에 걸쳐 전주를 들러본 후 마지막 춤 여정을 덕진연가로 정점을 찍게 된다. 객석은 과거의 풍월정이 돼 덕진연못 위 떠다니는 연잎과 피어나는 연꽃의 아름다움으로 연화무로 만끽하며 이어지는 연고놀이는 전주팔경을 통한 민속춤의 신명을 부활시켜 이어가야 할 또 새로운 천년전주 춤의 올곧음이 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박현희 무브먼트 박현의 대표는 “그저 춤만을 바라보고 또 춤을 추고 싶어하는 갈급한 마음들이 모여 만든 무대이다. 그런 춤지기들을 바라보며 담금질하듯 마음을 다잡아가며 오늘에 이르렀다”며 “전주-무경은 아마도 이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추어내어야 할 당연한 춤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과 문화가 깃든 특별한 의미의 환경을 통해 간과하기 쉬운 우리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 비로소 시작한 무대다. 지역 춤꾼들의 작은 몸부림이 전주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전주지역 문화의 큰 숲에 상쾌한 공기와 같은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리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안무 및 총기획은 박현희, 예술감독 장인숙, 작품연출 박희태, 무대 총연출 조승철, 협력연출 최은숙, 조안무 김민경 등이 참여했으며 장단 반주에는 문화그룹 TA-U, 소리와 작창 김대일, 기타연주 및 작곡에는 박석주가 함께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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