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복순 명창과 열여섯명 제자의 '흥보의 노래'

24일 다섯번째 발표회 가져
스승 이일주명창의 가르침에
대한 깨달음 담아 '놀보심술'
'제비 다리를 고쳐줌' 등 선봬

차복순 명창은 오는 24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여섯 명의 제자들과 함께 흥보의 노래 다섯 번째 발표회를 가진다. 

알토란 같은 제자들과 오로지 소리 전승에 목적을 두고 고락을 같이하며 지내온 차 명창은 특히 지난 6월 홀연히 하늘로 간 스승 이일주 명창의 빈자리를 이번 무대를 통해 채울 예정이다. 

‘땀 흘린 댓가는 꼭 있는 법이여. 땀도 안 흘리고 뭣이든 얻으려 하면 그건 정신 나간 것이여’라며 살아생전 하신 스승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소리욕심과 제자사랑 그리고 땀 흘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차복순 명창의 욕심이 이번 무대를 통해 스승과 오버랩되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박지윤의 ‘놀보심술’을 시작으로 신동선의 ‘놀보 흥보를 내쫒음’, 강서진의 ‘환자 얻으러 읍내에 감’, 최명종의 ‘놀보 집에 건너가 얻어맞음’, 임채연의 ‘흥보 매맞고 탄식’, 박진열의 ‘흥보 살릴 중이 내려옴’, 이효신의 ‘제비 다리를 고쳐줌’, 임채연과 이효신, 강서진의 ‘제비노정기’, 김시율의 ‘가난타령’, 김원기의 ‘첫째 박을 탐’ 등으로 1부가 마무리된다.

2부는 박진숙의 ‘둘째 박을 탐’, 임수정의 ‘온갖 비단이 나옴’, 이주홍의 ‘셋째 박에서 양귀비가 나와 집을 지어줌’, 백서영의 ‘놀보 흥보집 찾아가 화초장을 얻어 돌아옴’, 이효원의 ‘놀보 제비 다리를 부러뜨림’, 조연수의 ‘첫째 박을 타서 노인이 나와 혼이 남’, 김혜진의 ‘사당패, 솔대패, 각설이패, 초란이패가 나옴’, 차복순 명창의 ‘장비가 나와 혼이 남’ 그리고 모두 다같이 ‘개과천선’을 부르며 발표회가 마무리된다. 

이번 무대는 사회에 김세종 한극음악학 박사, 고수에 김청만 서울대 교수, 이상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 교수 등이 함께한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송재영 이사장은 “극락에 계신 스승님. 선생님 말씀처럼 쬐끄만한 것이 이렇게 야무지고 대천 바다같이 넓은 심성을 갖고 동초제 소리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니 장하지 않은가요”라며 “90세가 가까워 오는 모친을 봉양하며 창극단 생활과 제자 양성과 본인의 소리세계를 넓혀 가는 차복순 명창에게 큰 복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복순 명창은 “가슴 저미게 저를 아껴주신 이일주 선생님.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은 깨달음의 전부임을 증명하셨으니 부디 영원하시길 빈다”며 “열여섯 명의 제자들과 함께하는 흥보의 노래 다섯 번째 발표회를 선생님 영전에 바친다”고 밝혔다. 

한편, 전임삼, 이일주 명창을 사사한 차복순 명창은 전북대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를 주료했다. 이일주 명창에게 동초제 다섯 바탕을 사사했고, 전인삼 명창에게 강산제 춘향가, 이성근 명창에게 박동실제 열사가, 최승희 명창에게 정정렬제 춘향가를 배웠다.

2000년 제4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전국대회에 만25세에 입상해 최연소 대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단단하고 한 치의 어긋남이 없어 완벽함을 추구하는 차복순 명창의 소리는 상청에 힘이 있어 가슴이 시원해지는 성음을 구사한다. 올해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 몸 담은 지 25년째이며, 후학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