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에는 '인생의 맛' 담겨"

온기나는 음식 이야기 맛깔나게 녹여

전주시보건소 마음치유센터에서 독서치료를 강의하고 있는 김경희 씨가 ‘맛의 위로’ 수필집을 출간해서 화제다. 도서출판 이비락에서 출간된 이 책에는 가슴속에 난로를 품은 듯한 온기 나는 음식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녹아 있다. 

 그리운 맛, 위로의 맛, 다정한 맛, 익숙한 맛, 새로운 맛으로 나누어 풀어낸 음식에 얽힌 이야기에는 소박하지만 삶의 진한 철학이 들어있다. 음식을 만들면서 느꼈던 행복, 음식을 먹으면서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음식에 깃든 에피소드를 구수하고 향기롭게 풀어낸 이 책은 우리가 먹는 음식은 허기를 달래주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희로애락애오욕과 인생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엄마가 해주셨던 음식 속에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있었고, 결혼 후 먹었던 음식 속에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이웃이 있었다. 무엇보다 어린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느꼈던 희로애락의 감정이 음식과 함께 버무려져 있었다. 어떤 음식은 그리움과 허전함을 메워주었고, 어떤 음식은 아픔과 슬픔을 치유했으며, 어떤 음식은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어 주었다.

묵은지 냉잇국은 어린 시절 언니와 내가 싸우던 날, 우리를 혼내다가 아빠에게 되레 혼난 오빠를 생각나게 한다. 아빠가 돌아가시자 우리를 지켜주었던 오빠. 맏이로 태어나서 아빠의 명령에 따라 넷씩이나 되는 여동생들 지키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

오랜만에 지인이나 친구를 만나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언제 밥 한번 먹자!”

말인즉슨 같이 얼굴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자는 의미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언젠가의 만남 사이에는 항상 음식이 들어가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행여 만나게 되더라도 우리는 함께 즐기는 음식 앞에서 음식에 얽힌 추억을 나누곤 한다.

작가는 말한다. 음식에 얽힌 이야기는 마치 변주곡처럼 내용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삶의 철학이 들어있고, 음식을 먹으며 누군가와 나누었던 대화, 음식에 깃든 에피소드, 그 음식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 등등 음식에는 인생의 맛이 담겨있다고… 그래서 음식에 관한 글에는 온기가 있음을 말이다.

음식과 맛으로 건네는 일상의 위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음식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터. 이 음식은 신체의 근육을 형성하는 데도 유익하지만, 사람의 영혼과 정서의 근육인 위로와 위안을 주는 것에도 일조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도 맛의 위로 한 그릇쯤 먹으면 어떨까?

저자는 전주대학교에서 강의했고, 전주교육대학교 학생상담 센터에서 심리치료사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부부와 주부들을 위한 독서 클럽을 운영하면서 ‘달달한 현지마미’라는 닉네임으로 네이버에서 푸드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다. 김경희 작가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음식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음식은 신체의 근육을 형성하는 데도 유익하지만 영혼과 정서의 근육을 키우는 데도 유익하다고 믿었기에 책을 출간하게 되었노라 말한다. 

이 책은 오래전에 먹은 죽 한 그릇, 쑥개떡 하나, 배추전 한 조각 등등. 음식에 깃든 추억을 끄집어내어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먹은 음식에 깃든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들어가 보길 권한다. 음식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면 좋겠다는 소망도 밝힌다. 삶은 자신이 먹었던 소박한 맛으로부터 적잖이 위로받는다면서.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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