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초제 흥보가' 완창무대 세밑 달궈

차복순명창-16명 제자
고인이된 스승 이일주명창
가르침 담긴 일심동체 무대
5시간 대장정 펼쳐져 눈길

차복순 명창과 제자 16명은 지난 24일 우진문화공간에서 다섯 시간에 걸친 대장정 동초제 흥보가 완창 무대를 선보였다. 차 명창과 제자들이 연창 형식으로 마련한 이번 무대는 16살부터 70세까지 전공과 비전공자 제자들이 힘을 합해 일심동체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땀 흘린 대가는 꼭 있는 법이여. 땀도 안 흘리고 뭣이든 얻으려 하면 그건 정신 나간 것이여’라며 살아생전 하신 스승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소리욕심과 제자사랑 그리고 땀 흘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차복순 명창의 욕심이 이번 무대를 통해 스승과 오버랩되는 기회가 됐다. 

또한 지난 2019년도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이 무대는 그동안 실력들이 일취월장했고 제자들도 더 늘어났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6월에 스승 고 이일주 명창을 여윈 슬픔을 가누면서 본분은 동초제 소리전승에 있음을 인지하고 알차게 준비한 이 공연은 국가문화재 김청만, 새롭게 전북무형문화재가 된 이상호 명고 북반주에 맞추어 저마다 최선을 다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추임새로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는 귀한 무대였다.

한국음악학 김세종 박사의 해박하고 맛깔난 사회가 일품이었으며 도라지정과  약쑥인절미 귤 등 간식도 맛있었다는 후일담이 넉넉하다

다섯 번째 흥보지가를 기획한 차복순 명창은 오로지 동초제 판소리 전승에 기여하고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삭신이 녹아나게 가르쳤다고 한다. 스승의 맘을 여실히 꿰뚫은 제자들은 최선을 다해 정직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했으며 화이트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서울에서 전주를 오가며 소리를 배운 16세 강서진군은 변성기를 딛고 한 단계 성숙된 성음을 구사하였으며 국립전통예고에 합격하였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해우법무사대표 박진열씨는 70세 노구를 이끌고 서울에서 전주를 오가며 5년 동안 배운 소리를 선보였는데, 연륜으로 가지고 가는 이면과 성음이 좌중을 놀라게 했다.

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  3년과 1년 재학 중인 이효원, 이효신은 차복순 명창의 두 딸로 성음과 시김새 등 유전인자를 고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명고부 대상에 빛나는  신동선씨는 더 깊은 북 공부를 위해 6개월 전부터 소리를 배우기 시작하였는데 리듬감과 이면치레가 뛰어나다는 칭찬일색이다.

첫 제자 김원기, 김혜진 씨는 20년을 오로지 차복순 명창을 스승으로 모시고 소리공부에 매진하였는데 광대의 기질과 소리성음이 풍부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유난히 눈이 많은 요즘 흰 눈처럼 포근하고 깨끗한 동초제판소리를 올곧게 지켜가는 명창이 우리 가까이 있다는 것은 우리 고장의 큰 행운으로 여겨진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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