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루쌀 정책 성과와 향후계획

가루쌀 '바로미2' 수입 밀 대체
전략작물직불제 경영체 당 301만원
식품기업 가루쌀 제품 개발-출시
벼 재배 8천ha 감축 쌀 수급 안정
농진청 현장기술지원단 구성 투입
우량계통 선발 지역 적응성 평가
원료곡 장기 저장조건 제시 예정
올해 재배용 종자 673톤 생산 공급

쌀 수급 안정과 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가루쌀 안정생산 기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소비기반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가루쌀 보급 첫 해인 지난해 안정생산 기술지원을 비롯해 재배 안정성 강화와 산업화 기술개발에 힘입어 가루쌀 생산과 소비 기반이 탄탄히 구축됐다는 평가다.

가루쌀 보급 정책의 성과와 갑진년 새해 추진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가공산업 활성화, 가루쌀 안정생산 기술 안착

익산에서 올해 가루쌀 원료곡과 종자를 재배한 이승택씨는 “가루쌀 ‘바로미2’를 재배해 보니 밀과 이모작에 적합하고, 수확량도 안정적이며 병해충에 강해 주변 재배 농가들의 호응이 좋았다”며 “정부에서 전략작물직불금 지원과 공공비축미로 전량 수매해 농가 소득도 안정적으로 보장된다”고 만족해 했다.

지난해 정부는 가루쌀 산업 활성화 정책을 통해 쌀 수급 안정과 농가 소득 제고, 수입 밀 대신 국산 가루쌀의 식품원료 활용 기반 마련 등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올해도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새롭게 조직된 ‘전략작물육성팀’ 전담조직을 통해 가루쌀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가루쌀은 재배 방식이 쌀과 같지만 쓰임새는 수입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어 우리나라 논 기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작물 품목이다.

지난해에는 2천ha의 밥쌀 재배면적을 가루쌀로 전환해 쌀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

특히 전략작물직불제의 도입으로 가루쌀 재배 경영체당 약 301만원의 경영안정 지원 효과를 거뒀다. 

또한 해태제과ㆍSPC삼립ㆍ하림 등 식품기업과 가루쌀 제품을 출시하고, 지역 제과점은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으며 스타벅스ㆍ롯데제과 등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향후 정부는 ‘전략작물육성팀’을 전담조직으로 가루쌀 정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우선 전문생산단지를 중심으로 가루쌀 재배면적을 전국 1만ha로 확대해 본격적으로 대규모 재배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벼 재배면적 8천ha를 신규로 추가 감축, 선제적으로 쌀 수급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식품 원료공급 기반 마련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전략작물직불제는 가루쌀과 밥쌀의 순수익 차를 고려해 단가를 인상, 가루쌀 재배 농가의 경영을 보다 두텁게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공공비축 매입물량은 가루쌀 생산 목표량을 감안, 예산을 사전에 확보해 농가의 판로와 식품업계에 원료 공급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와의 협력도 강화 한다. 

지난해 신규로 추진했던 제품개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가루쌀 소비처를 라면ㆍ빵ㆍ과자 등 수입 밀가루 다소비 품목과 함께 식물성 대체유 등 새로운 식품으로 확장하고, 수출 전략 품목도 발굴한다. 이를 통해 가루쌀의 대규모 소비 생태계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루쌀 활성화 정책은 우리나라 농업과 식품산업의 혁신과 도약을 이끌어 갈 중요한 발판으로, 쌀 수급 안정과 식량자급률 향상의 효과가 있다”며 “그 동안의 성과를 주춧돌 삼아, 올해는 농업인ㆍ유관업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며 다각도의 정책지원을 통해 가루쌀 산업이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쌀계란빵
쌀계란빵

▲농가 판로ㆍ식품업계 원료 안정적 공급 추진

가루쌀 ‘바로미2’ 품종은 기존 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 밀가루처럼 건식제분이 가능하다. 반면, 밥을 지으면 죽처럼 변해 밥쌀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따라 쌀 수급 조절과 수입 밀가루 대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진청은 가루쌀 재배면적이 확대되면서 재배 기술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중앙ㆍ지방ㆍ민간 전문가ㆍ상담사(컨설턴트) 4인 1팀으로 현장 기술지원단을 구성해 38개 생산 단지(2,000㏊)에 투입했다. 

이들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생육 전 과정에 걸쳐 현장 기술지원과 생산ㆍ관리ㆍ지원 인력별 맞춤형 이론과 실습 교육을 도맡아 가루쌀 안정생산 목표 달성을 견인했다. 

이앙기, 분얼기, 출수 전후, 등숙기에 무인기(드론) 영상을 분석해 현장 상담(컨설팅)을 진행하고, 생육 관측 정보를 수집했다. 

특히 7월 중순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12개 단지의 무인기(드론) 영상을 분석해 생육 부진ㆍ불량 필지별 맞춤형 현장 기술을 지원했다.

또한, 가루쌀 ‘바로미2’의 재배 안내서(매뉴얼)를 발간하고 농가에 보급함과 동시에 현장 교육에도 매진했다. 현장에서 발생한 우수사례와 문제점을 재배 안내서에 반영해 올해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가루쌀의 지속적인 보급 확대를 위해 재배 안정성 강화 연구개발도 추진했다. 

가루쌀 ‘바로미2’ 품종의 수발아와 저장성을 개선한 우량계통을 선발해 1년 차에 지역 적응성 평가를 마쳤다. 

쌀모닝빵
쌀모닝빵

올해 2년 차에는 지역 적응성 평가와 농가, 가공업체와 함께하는 현장평가를 실시해 2025년에 품종 출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가루쌀 소비 확대를 위한 가공 및 저장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연구 결과를 산업체에 공유했다. 라면 등 밀가루 소비가 많은 6품목과 고추장 등 장류 3품목을 대상으로 가루쌀과 밀가루 혼합비율을 달리했을 때의 가공 특성을 평가했다. 

또한 가루쌀 원료곡의 장기 저장에 따른 품질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저장 온도, 습도 및 기간에 따른 품질변화를 평가했다. 농촌진흥청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 올해 초에 가루쌀 저장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농진청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협력해 채종 단지 105㏊를 조성, 관리해 올해 사용할 재배용 종자 673톤을 생산했다. 이에 올해 단지별 재배면적에 따라 종자를 공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연구개발과 최달순 과장은 “가루쌀은 쌀 수급 조절과 식량자급률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품종”이라며 “올해도 가루쌀의 재배 안정성과 시장성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지역 중심의 현장 기술지원을 강화해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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