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총선거-전북, 민주당 경쟁이 본선?

지난해 잼버리 파행에 예산삭감
남원의전원-금융지 희망고문
의석수 1석축소 위기 최악의 해

도내 민주 일당독주대신 다당제
다양한 정치세력 존재 협치주문
민주간판없인 혹독 민주에 몰려

윤정부-여권내 전북라인 약해
文정부때도 전북현안 진전없어
공격수절실 전략공천카드 고심

전현직의원 치열한 리턴매치
참신한 정치신인들 경쟁붙어
"누가 컷오프될지" 예측불허

이낙연 탈당-이준석 등 뭉쳐
제3지대 출범시 총선 최대변수
국힘 전북선물땐 정운천 큰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번 선거 때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이 곧 당선 또는 당선권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곳이 전북이다. 가끔 타 정당,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전국적으로 '이변'의 주인공이 된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전북은 여전히 민주당 경쟁이 뜨겁다. 현역 의원은 물론 수많은 선거출마 예정자들이 민주당 경선 라인에 서 있다. 민주당 공천이 본선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만큼, 민주당 공천장을 확보하기 위한 고개는 험난하고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편집자주

 

/혹독했던 2023년, 그래도 민주당 독주?/ 

지난 2023년, 전북은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8월에 열렸던 새만금 잼버리 초반 파행 이후 전북은 여기저기 두들겨 맞는 동네북 신세가 됐다. 전북은 잼버리 책임론의 중앙에 놓였다. 정기국회에선 정부의 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관련, 이를 다시 살리느라 총력을 기울였다. 

새만금 예산은 일정 복구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새만금 예산 투쟁으로 인해 다른 곳에 투입해야 할 에너지를 새만금에 쏟아부은 것이다. 

지난 해는 또 될 듯 될 듯 했지만 결국 21대 국회 임기내 무산 또는 무산 위기에 처한 희망고문 이슈들도 있다. 남원국립의전원, 대도시권광역교통관리법 개정안, 전북금융중심지 지정 등이 그 예다. 여기에 22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을 놓고선 10석 사수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까지 안았다.  

만일 전북의 국회의석이 10석에서 9석으로 줄어들면 전북 정치사 최악의 치욕이 된다. 한 자릿수 국회 의석으로는 중앙정치에서 활동할 수 있는 '폭' 자체가 한정된다. 현재 10석으로도 이리저리 밀리고 현안 추진이 버거운데, 9석으로 축소된다면 전북의 최대 희망인 전북특별자치도에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도내에선 이같은 혹독한 환경에 지친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당,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여야 정당이 골고루 존재하는 다당체제의 필요성이다. 잼버리 이후 보수정당인 국민의힘과 지지층에서 주로 이러한 주장이 나왔다. 

최근 출판기념회를 가진 국민의힘 조배숙 전북도당위원장은 "호남이 일당쏠림에서 벗어나 정당한 비판과 견제로 균형잡힌 건강한 정치구도가 될 수 있도록, 전북이 비약적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함께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을 앞당기자는 것이다. 

요즘에는 도민 사이에서도 "여야 정치가 조금씩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는 말이 많다. 특정 정당 일색보다는 다양한 정치세력의 존재를 통해 여야 협치를 더욱 강화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유력 인사들은 대부분 민주당 경쟁에 뛰어든다. 비(非)민주당 간판으로 전북 선거에 나서기가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에 유력 주자 대다수가 모여 있으니 총선 분위기가 민주당 주도로 형성되는 게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이 전주을에서 다시 뛰는 건, 당락을 떠나 평가받을 만하다.  
  

/민주당 중심체제의 역설-전략공천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권내 전북 라인이 매우 약해졌다. 그래서 전북 핵심 과제들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당-정-대통령실 라인이 약해서 문제 해결, 지역 발전이 늦어진다는 것은 더 이상 '변명'이 되지 못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인 문재인 전 정부에서 전북은 여권 지역으로 분류됐다. 다양한 인사들이 당-정부-청와대에 포진해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상당수 현안이 지지부진했다. 역대 정부에서의 전북 라인 역할을 돌아보면 여권이었든 야권이었든 금융중심지, 남원의전원 등 전북 자존심이 걸린 핵심 사안은 크게 진전이 없었다.  

이 때문에 결국은 경쟁력을 갖춘 이들을 국회에 보내는 게 해법이다. 전북 입장에선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인물이 많아야 전북 몫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엇비슷한 경쟁력을 가진 이들보다는 중앙에서 확실한 역량을 보인 인사를 여의도에 보내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전북 출신의 '공격수'를 공천하기 위해선 민주당 소속이거나, 중앙 활동이 뛰어난 이를 골라야 하지만 이들은 전북 지역 도전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 경선이 권리당원 50%+국민 50% 시스템이다 보니, 권리당원을 확보하지 못한 신진 인사들은 아예 도전조차 버겁다. 능력이 있어도 전북 목소리를 낼 기회 잡기가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중앙 지도부는 전략공천 카드를 고심하게 된다. 당선이 '확실하게' 가능한 지역을 호남권으로 보기 때문이다. 최근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전북 전략공천설이 회자되는 이유다. 

전북 정치가 민주당 중심이고 당 공천장이 당선권에 근접한다는 등식이 오히려 전략공천을 고심하는 '역설'로 작용하는 셈이다. 전주을의 경우엔 전략공천설이 나오자마자 당 소속 예비후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전략공관위 그리고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 지가 관건이다.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

/전현직 대결-제3신당-한동훈 등 변수 산적/ 

민주당내 경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전현직 의원들과 정치 신인들 다수가 민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4월 총선의 각 당 공천 작업이 3월쯤 이뤄진다고 보면 이런 분위기는 4월 총선까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민주당은 4선 출신 정동영, 3선 출신 유성엽-이춘석 전 의원이 리턴매치에 들어가 각각 김성주(전주병), 윤준병(정읍고창), 김수흥(익산갑) 의원 등과 일전을 펼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참신한 정치신인들이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상태여서 누가 컷오프가 될 지 예측 불허다.  

또 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전 총리가 11일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도 지역내 변수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면서 "우리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특히 "한국은 정치 때문에 잘못되고 있다. 잘못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라며 "저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의 기자회견에는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이낙연'을 연호했다. 

이 전 총리에 앞서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낙연-이준석 그리고 지난 10일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 모두 가세하는 제3지대가 출범한다면 총선에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전북은 정운천 의원 등 개인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도내 민심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운천 개인기가 사실상 승부수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의지'가 변수다. 한 위원장의 전북 방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호남권에서 당선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전북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가 최대 변수다. 

여권을 대표하는 한 위원장이 전북의 새만금, 국립의전원, 전북특자도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고 정부가 이를 이행한다면 상대적으로 정운천 의원의 기세가 올라갈 수도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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