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완전한 소통 그리고 '탈출'

소통 부재 트라우마 작품속
구멍 기호적 이미지로 표현

청목 아티스트 레지던시 결과보고전시인 정유리 개인전 ‘way out’이 23일부터 29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평면작업 17점과 설치작업 5점, 총 22점으로 구성된다. 

전시 제목인 ‘way out’은 출구라는 의미로 탈출하고자 마음을 담았다. 작가의 마음에 불완전한 소통으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를 표출하는 매개체로서의 의미를 담았다. 

작가 정유리는 상대방과 원활하지 못한 소통으로 인해 생긴 내면의 트라우마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작품에 구멍(○)을 도입하여 소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답답하게 갇혀있는 벽이 아닌, 시원하게 뚫린 공간을 통해 소통하고자 함을 기호적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작가는 직접적인 언어의 대화가 아닌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는 작가의 설치작업과 평면작업이 함께 선보일 예정이며, 설치작업의 주된 재료적 이미지로 선택한 것은 ‘가죽’이다. 가죽은 생명체에서 가장 표면에 위치하며, 세상과의 대화에서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겉 피부를 나타낸다. 작품에서는 더 깊게 내면의 피부로도 나아간다. 가죽의 구멍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고 대화하며 불완전한 소통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소통에 대한 불완전함과 그에 따른 피로감으로 상대방과 솔직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것에서 작품의 주요 소재를 찾았다.

사회적 소통에 대한 불완전함과 그에 따른 경험으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는 내면 깊숙이 자리를 잡아 시간이 갈수록 짙어져 흔적으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타인과 의욕적으로 소통하려는 마음을 차단하는 장애물이 되지만 직접적인 언어의 대화가 아닌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고 호흡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예술가의 책무는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때로는 힘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와 같은 경험 속에서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전시를 통해, 작품과 소통하며 치유의 과정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며 “나의 작품과 함께 호흡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 상처를 회복하고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원광대학교 조형예술디자인대학 미술과와 원광대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작가는 현재 홍익대 박사 재학 중이다. 2021 천녀작가 발굴시리즈 우화 ‘우민세대-의미와 무의미의 경계’, 2022 정유리 개인전, 오르막 미술 야시장, 함께 바라보다, 2023 청목 아티스트 레지던시 그룹전 전북의 불꽃3, 탄소예술기획전 탄소와 예술 등에서 활동했다.

한편, 청목아티스트레지던시는 청목미술관 건물 3층과 4층에 입주작가 공간을 마련해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입주작가들이 예술적 교류, 협업, 장르 간 융합을 시도하고 다양한 창작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예술가들의 장으로 활동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끊임없는 창작활동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