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농어촌지역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화재나 치안 등 안전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혈기 왕성한 젊은 층들이 먹고 살기 위해 떠난 자리엔 노인들만 남아 시골을 지키고 있지만 정작 안전사고 발생시 신속 정확한 대응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화재 사망자 36명 중 60세 이상 고령자가 22명으로, 전체의 60%를 넘어 서는 등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안전사고 발생 시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청년층이 도심으로 대거 이탈, 열악한 환경에 노인들만 남아 화재나 범죄사고 발생 시 발빠른대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

특히 화재 발생 시 도시의 경우 신고 접수 후 골든타임인 7분 이내에 소방차가 도착하는 비율이 90%에 달하지만, 시골은 절반인 45%에 그쳐 초기 대응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구밀도가 적고 면적이 넓은 농촌지역의 특성상 경찰과 소방당국의 신속한 도움의 손길이 현실적으로 미흡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만큼 각종 범죄와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소방당국은 농어촌지역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지난 1999년부터 비상시 버튼 하나만으로 119와 직접 연결되는 무선페이징시스템을 보급해 왔다.

하지만 아직도 도내 노인 전체 인구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화재사고 발생시 소방관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소방차나 구급차 도착시간이 지연될 뿐 아니라 인구 밀도가 낮아 경찰 인력 역시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실제 지난 14일 오전 진안군 성수면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노부가 숨지며 소방서 추산 5,0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마 속에 신속한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는 불길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또 지난 3일 새벽에는 남원지역 한 주택에서 불이 나 당시 안방에서 두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결과, 몇 년 전 남편이 다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바깥출입을 삼갔다.  

특히 나이가 들며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부인이 주민들과 가끔 다투기도 한 탓에 주변과 교류도 끊긴 것으로 파악했다.

소방당국은 연기가 순식간에 집 안으로 퍼지면서 거동이 불편한 80대 남편과 지적장애를 가진 부인이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으로 소멸의 위기에 놓인 농어촌 시골지역 고령자들이 각종 위험에 놓여 있다.

젊은층이 떠나간 도내 농촌에서 관리당국의 안정화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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