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에 담긴 한국 교육의 현주소

박인서 사진전 '주인없는학교'
인구감소에 따른 잇따른 폐교
생명력이 사라진것들 기록

박인서 사진전 ‘주인없는 학교’가 24일부터 2월 4일까지 아트갤러리전주에서 개최된다. 

교육 기관이란 교육에 관한 일을 맡아 보는 곳으로, 좁게는 학교를 이르며, 넓게는 교육 행정 기관도 포함한다. 우리나라의 학제는 초등학교(6년), 중학교(3년), 고등학교(3년), 대학교(4년)의 6-3-3-4제가 우리나라의 기본 학제이다. 박인서 작가의 ‘주인 없는 학교’ 시리즈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기록해놓은 작업이다. 신생아 출생 감소는 교육 인원의 감소로 이어졌고, 현재 많은 학교들이 통합 또는 폐교의 수순을 밟고 있다. 점진적인 학령인구의 감소는 지방을 시작으로 서울 소재 초등학교의 폐교와 대학교들의 폐교로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개인적인 이유로 삶의 대부분을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냈고, 이러한 점은 작가가 자연스럽게 ‘주인 없는 학교’ 작업을 하게 되었다. 폐교들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게 되면서 지역의 흉물이 되어버리고, 음산한 분위기를 내뿜기 마련이지만 작가의 눈을 통해 기록 표현된 학교의 모습은 뭔지 모르게 아름다운 한 시절을 같이 담고 있는 듯 하다. 깨어진 유리창, 버려진 음료수 캔, 그리고 버려진 책들과 개인 물건들은 파괴되어 버려진 것의 표상이 아닌, 어린 시절 개인 물건들을 보관했던 오래된 작고 소중한 보물 상자가 오랜 시간이 흐르고 우연히 발견된 것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  

‘주인 없는 학교’ 작업을 통해 작가는 다양한 초등학교와 대학교의 공간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관통하고 있다. 더 이상 그곳에서는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작가의 시선을 통해 사진에 표현되고 있는데, 가까이 혹은 멀리 바라본 것이 아닌, 넌지시 바라본 그곳에는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는 계단과 창틀 그리고 더 이상 제자리에 있지 않는 책상과 의자들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학교였던 공간과 그곳에 버려진 물건들은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의미와 존재감이 생긴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생명력이 존재하지 않는, 의미가 사라져버린 그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그 모습 그대로를 촬영하고자 했다. 

외부의 간섭이 없는 상태를 그대로 기록함으로써 작가는 주인이 사라진 공간의 적막함을 함께 담고 있지만, 현재까지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의 모습들을 묵묵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과 버려진 물건들을 통해 현재를 비추고자 하는 욕망 아래 우리들 자신이 직접 사용했던 잊혀지지 않은 공간의 미래를 상상하게끔 화두를 던지고 있다. 가장 기초가 되는 교육을 하는 곳을 초등학교라고 하는데, 초등학교는 보통학교, 소학교,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거쳐 1996년 3월 1일 부터 초등학교로 개칭되었다. 현대화 된 현재의 초등학교 모습이 아닌, 박인서 작가의 ‘주인 없는 학교’를 보면서 어린날 추억이 가득한 나만의 보물 상자를 만날 수 있다.

작가는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문장이 있다. 그곳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공간들과 물건들은 아이들이 사용함과 관리함으로써 그 의미와 존재감이 생긴다. 이제 그것들을 사용할 주인이 없어져버리고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을 그것들은 단어 그대로의 무의미라고 할 수 있다”며 “생명력이 존재하지 않는, 의미가 사라져버린 그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그 모습 그대로를 촬영하고자 했다. 외부에서의 조금의 간섭이 없는 그 상태를 그대로 기록하여 주인이 사라진 공간들의 적막함을 표현하고 그 공간들의 예전 모습과 우리 자신이 직접 사용하였던, 아직 잊혀지지 않은 공간들의 미래를 상상하게끔 화두를 던져보고 싶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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