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용수 문정근, 춤의 인생 여정

구술대담 조사 10회 걸쳐 삶-예술세계 구성
전라삼현승무 복원-외모 자격지심 등 담겨

전북도립국악원은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 제31권 전라삼현승무 보유자 문정근 편을 발간했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52호 전라삼현승무 예능보유자 문정근편은 총 10회에 걸쳐 구술대담 조사를 실시해 문정근 선생의 구술을 채록하고 연구했다. 목차는 제1장 문정근의 삶(성장과정과 청소년기, 학습 과정과 교직생활)을, 제2장 예술세계(주요작품, 회고, 앞으로의 계획, 걸어온 길)로 구성됐으며, 부록으로 사진으로 보는 문정근의 작품세계가 실렸다. 

 문정근은 이매방, 한영숙 선생님으로부터 현존하는 문화재 승무를 이수한 후, 정형인-박금슬 선생에 이어지는 승무를 사사하여, 세 승무 모두를 섭렵한 유일한 무용수다. 그렇기 때문에 전라삼현승무와 이매방, 한영숙류 승무와도 한눈에 비교가 된다. 두 승무는 경기대풍류의 음악을 사용하고 있고, 몸짓이 섬세하며 여성적인 반면 전라삼현승무는 전주농삼현 음악을 사용하면서 남성적인 강한 몸짓과 투박한 동작으로 파계승의 내면에 감춰진 속세에 대한 번민과 집착, 인간의 심리적 갈등을 멋스럽게 승화시킨 춤이다. 

이 책에서는 전라삼현승무 보유자인 문정근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그의 춤의 인생 여정을 살펴볼 수 있다. 

책장을 펼쳐보면, 뜻밖의 만 5세에 초등학교 조기입학을 하게 된 사연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1학년 학예회 때 선생님의 눈에 띄어 민요 도라지에 맞춰 춤을 추게 된 계기가 그의 춤 인생의 막을 여는 신호였음을 말한다.

전주교대를 졸업해 8년의 교직생활을 한 남다른 계기를 가진 이야기도 실렸다. 문정근은 전주동북초등학교에 첫 부임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좋았지만 춤에 대한 열정 또한 포기할 수 없어 무용학과 야간대학을 다니며 교사일과 수강을 병행하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결국 다니던 초등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가 좋아하는 춤의 길을 한평생 걷게 되는 사연이 소개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과 서울시립무용단을 거쳐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상임안무자와 국립무용단까지 내로라하는 굵직한 단체에서 활동을 하다 결국에는 고향인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으로 거취를 옮긴 이야기.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을 맡으면서 전라북도의 춤을 찾아 정리하는 것이 주어진 사명이자 도리라 여겨 ‘전라북도의 옛 춤 찾기’를 시작하여, 단절된 것으로 알려진 전라삼현승무를 복원하는 일에 몰두한 결과 전라삼현 승무를 재구성하여 복원작업을 마무리하였다. 

무용수로서의 첫 번째 구비조건으로 외모, 특히 인물치레에서 그는 평생을 못난 얼굴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자신의 얼굴에 대한 원망이 함께 해온 인생을 회고하며 스스로를 안타까워하는 내용도 담았다.

한편 전라북도립국악원은 전북국악의 명맥을 계승하고자 2011년부터 매년 도내 전통예인을 대상으로 구술사 편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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