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한때 선진국병으로 알려졌던 당뇨병이 우리나라에서도 일반화될 정도로 심각성을 보이고 있다.

당뇨병은 전 세계 20~79세 인구 11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국내에서도 30세 이상 성인 약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을 정도(2018년 기준)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당뇨병은 말초 혈관질환, 심근경색증, 뇌혈관질환,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 여러 만성 합병증을 오랜 시간에 걸쳐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조기진단 및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질환 유형을 고려한 의학적 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지만, 2016~ 2018년 국내 당뇨병 유병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진단자를 포함해 39.5%가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당뇨병이라는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서는 질환의 유형과 유발 요소에 대한 진단이 선제되어야 한다.

당뇨병은 특히 비만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데, 당뇨병 환자의 과반수가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의 비만으로 '비만형 당뇨'를 앓고 있고, BMI 30㎏/㎡ 이상인 고도비만의 경우 당뇨 발생 위험이 정상 체중 대비 4~4.8배 증가할 수 있다.

기전적으로 비만은 만성 염증 및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체중을 정상화시키는 노력이 당뇨병의 예방 및 치료에 모두 중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1 당뇨병 진료지침은 당뇨병 관리법으로 의학영양요법, 운동요법, 인슐린 주사와 경구용 약물을 포함하는 약물치료, 고혈압 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등과 더불어 비만 관리를 포함한다.

특히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의학영양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5% 이상의 체중 감량 및 유지를 권고하고, 생활습관교정의 보조요법으로 항비만제의 사용 및 BMI가 30㎏/㎡ 이상인 2형당뇨병 환자가 비수술치료로 체중감량 및 혈당조절에 실패한 경우 비만수술 고려를 제언하고 있다.

많은 비만형 당뇨병 환자들이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약물 치료를 통해 체중 감량을 시도하지만,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각종 합병증으로 신체 활동이 제한적이거나 당뇨병 치료 약물이 체중감량을 저해하는 경우가 있어 환자가 아닌 경우보다 체중감량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비만형 당뇨병 환자들의 효과적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약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옵션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협진 체계하의 의학적 도움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비만의 중증도가 심한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수술적 치료(비만대사수술)가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제시된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016년 비만대사수술을 '제2형 당뇨 치료 표준 진료 지침'에 포함했고,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도 2018 비만대사수술 진료지침에서 수술적 치료를 '고도비만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명시한 바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당뇨병 환자에서 약물 단독 치료 대비 더욱 유의미한 체중 감량 및 당뇨병 개선 효과를 보이는데,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효과에서 더 나아가 장내 미생물군 변화를 포함하는 기전을 통해 당뇨병의 관해에 도달하도록 도움을 준다.

당뇨병의 약물 치료제와 달리 음식물 섭취를 통해 흡수될 수 있는 영양소 자체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면서 정상적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측면에서의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스웨덴 비만수술 연구회(SOS)에서 진행한 장기 추적 연구 결과 수술 2년 후 당뇨병 관해율 및 15년 후 관해율 (각각 72.3%, 30.4%) 모두 수술적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 대비 현저히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당뇨병과 각종 합병증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잡은 비만대사수술은 현재 BMI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질환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BMI가 27.5㎏/㎡ 이상이면서 기존 내과적 치료로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도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가 적용된다.

비만형 당뇨병 환자들의 체중 감량에 대한 고충 해소를 위해서는 반드시 효과적인 식단, 전문적인 운동 루틴,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상담, 약물 치료와 비만대사수술을 모두 치료 옵션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당뇨와 비만 모두 질환이 심화되기 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보다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한 질환인 만큼 비만형 당뇨 또는 고도비만을 앓고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는 것이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양경일 다사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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