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총선 이재명 대 이재명

입지자들 정책 경쟁보다는
이재명 마케팅 '충성경쟁'
尹정부 대여 공격수 치중
선거구 10석유지 입장못내
유권자 비판 목소리 거세져

김성주-정동영 '1승 1패'
전주병 마지막 승부펼쳐
고소 고발 등 비방 가열에
황현선 토론회 공개 제안
김, 철도도심구간 지하화
정, 70세이상에 목욕쿠폰

선거구획정-비례대표제
이재명대표 키 쥐고있어
전북 10석유지 실어줘야
오늘 정개특위 관심집중
이원택, 10석 사수 최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의원 총선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내 정치권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역 중심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총선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포함해 현역평가 하위권 의원들에 대한 통보에 들어갔다. 

또 전북의 10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도 2일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열리는 등 본격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북 총선거의 특징은 민주당 중심의 공천 경쟁 그리고 이재명 지키기 등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이다. 선거에 나서는 이들 대부분이 이재명을 외친다. 몇 선거구에선 후보자간 과열 양상이 펼쳐지면서 고소고발전도 난무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전북 총선에서 정책대결은 물건너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편집자주

 

/민주당 이(李) 마케팅-고소고발전, 정책대결은?/

4.10 총선거가 좁게는 전북, 넓게는 국가를 발전시킬 인재를 선출하는 것인데 도내 총선 분위기가 정책경쟁보다는 충성심경쟁으로 전개되면서 아쉬움을 낳고 있다. 전북 중심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게 되면서 도내 예상후보군 대다수가 이재명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전북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국회의원 선거구 10석 사수' 역시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실제 도내 정치권은 현역 의원이나 총선 입지자들이 이 대표와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 SNS를 보면 이 대표와 찍은 사진 등이 비중있게 나오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대위나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어떤 직책을 맡았다고 홍보하는 건 기본이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너도나도 이재명' 마케팅이어서 분별력이 사라질 정도라는 말이 많다. 

그 중에서도 전북은 더욱 특별하다. 이재명 쏠림현상이 벌어지면서 도내 입지자들 중에는 전북 발전보다는 윤석열 정부나 김건희 여사 등을 겨냥한 '대여 공격수' 활동에 치중하는 이가 상당수다. 

민주당 공천을 이 대표 체제가 주도하니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구 10석 유지를 위한 대안 같은 최대 현안에 대해 전북 정치권이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해 도내 유권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다 도내 몇몇 선거구에선 고소고발 및 상대 후보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김성주-정동영간 3번째 최종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전주병. 

각각 1승1패인 두 전현직 의원은 이번이 마지막 승부다. 선거에 모든 걸 걸면서 경쟁은 치열해졌고 양 진영의 신경전도 매우 날카롭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황현선 예비후보(전주병)는 지난 달 30일 "윤석열 정권 심판과 전북 몫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으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할 때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과 비방으로 표만 얻으려는 쉬운 선거, 쉬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두 인사 측을 비판하면서 정책공약 토론회를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민과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공약이나 약속도 있다.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아 아쉽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공약도 있다.  

현역인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중앙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다. 김 의원은 '철도 도심구간 지하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중 전라선 전주 시내통과 구간도 지하화에 포함시켰다. 

전주병에 출마하는 정동영 예비후보는 1일 "70세 이상 어르신께 무료 목욕 쿠폰을 드리겠다"면서 노인복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익산갑의 고상진 예비후보는 '익산-군산 통합'이라는 공약을 내놓았다. 통합을 통해 익산의 철도, 군산의 항구, 공항 인프라에 기반한 트라이포트 물류전진지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익산갑 고상진 성기청 이춘석 예비후보와 익산을 이희성 예비후보는 현역인 김수흥(익산갑), 한병도(익산을) 의원을 상대로 TV토론을 제안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능력과 자질, 공약 실현가능성 등을 서로 토론을 통해 검증해보자는 것이다. 

도내 유권자들 사이에선 "TV 토론 등을 통해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정책 및 공약을 서로 검증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권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선 공식 법정토론회 뿐만 아니라, 상호검증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도 이(李) 결단에 달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총선거 획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선거구 미획정의 최대 피해자는 역시 전북이다.

전북의 선거구가 현 21대 국회의 10개에서 9개로 축소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폐지되는 선거구의 정당 공천자는 다시 선출하거나 합구되는 인근 지역 공천자와 '최종 결선'을 펼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다.  

선거구 획정 역시 이재명 대표가 키를 잡고 있다. 선거구 획정과 함께 비례대표제도 확정에 대한 결정 과정에서 이 대표의 결단이 핵심요인이다. 그러다보니 전북의 4.10 총선거가 이재명 중심으로 흘러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전북의 최대 현안은 당연히 국회의원 선거구 10석 유지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선 국회의원이 10명 이하로 내려가면 안 된다. 지금도 국회의원 수가 부족한데 9석으로 줄어들면 전북 정치는 중앙 무대에서 완전히 변방으로 밀리게 된다. 

10석 유지 또는 9석 감축 분위기는 2일 정개특위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정개특위 위원인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은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협상을 좀 밀도있게 하자고 해서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아직 협상이 타협된 건 아니고 진행 중"이라며 "전북 10석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예정된 정개특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전북 10석 유지 안을 지켜내기 위해선 이재명 대표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 대표가 '10석 사수'를 명확히 하면 정개특위에서도 민주당이 그대로 밀고 갈 수 있지만, 만일 여야간 협상 과정에서 전북 10석이 후순위 안건으로 밀리면 9석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내 정가에선 당초 10석 유지를 위해 완주진무장과 남원임실순창을 통폐합해 완주임실순창, 남원진무장으로 재편하는 안이 설득력을 얻어 왔다. 하지만 이 경우 완주임실순창이 되면 진안이 고향인 현역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장수)이나 정희균 예비후보 등은 출신지를 벗어나 선거를 치러야 한다. 

최근 정가 일각에서 장수를 빼는 안이 돌았지만, '무주진안장수'라는 정서를 감안할 때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도내 의원들은 오는 3일로 예정된 민주당 총선후보자 전북 면접 일정으로 인해 전북 10석 문제를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현역 의원들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하위 20% 명단이 찌라시 형태로 돌면서 도내 의원들은 10석 사수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로 파악된다. 전북 총선의 시작과 끝이 '이재명 대표의 입'에 달려 있는 국면이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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