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원자재 가격 36% 증가
철근-시멘트 공사 자재 차질
인건비 16.83% 올라 감원도
착공-분양 등 감소 경기 악화

건설자재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전북지역 건설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경기침체와 고금리, 고물가 영향으로 건설수주가 급감하고 건설투자까지 쪼그라들어 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지역 건설업체들은 이 같은 어려움이 계속될 경우 설 명절 이후 더 큰 경영난에 빠져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6일 건설업계와 정책 관련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간 국내 건설 원자재 가격은 36%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원가 중 건설자재 가격은 전체의 37.7%로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토지, 금융비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전북지역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공사 현장을 장기간 방치하거나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설자재는 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건설사에 큰 부담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철근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사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상황에서 중국산까지 유입될 정도로 심각한 '철근난'의 원인을 제공했다.

철근 가격은 올 1월 기준 99만9000원이지만, 지난 2021년과 2022년 한때 t당 120만원에서 140만원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를 유지해 왔다.

시멘트도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정에 필요한 유연탄 공급 차질이 발생했고, 지난해는 수요와 재고물량이 확보되지 못해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멘트 가격은 3년간 누적 54.6%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레미콘, 콘크리트파일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매번 상승하고 있는 임금도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대한건설협회가 반기마다 발표하는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이 지난 올해 1월 1일 기준 16.83% 올랐다.

전북지역 A건설업체 대표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회사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직원들을 절반 가까이 감원해야 했다”며 “직원 감원도 감원이지만 건설 원자재 비용과 금융비용 상승은 회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재가격과 임금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건설업의 선행지표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기준 건설수주는 23.1%, 허가는 26.2%, 착공은 35%, 분양은 46.6% 감소해 전례없는 건설경기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주시내 B건설업체 대표는 “공사 원가 중 건설자재 가격이 전체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가격 상승으로 회사 운영이 말도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 회사의 몇몇 공사 현장은 아예 멈춰버렸고, 향후에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문제들을 풀지 않으면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올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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