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총선이 50여일,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역대 가장 치열한 신경전이 도내에서 펼쳐지고 있다. 현역 의원의 수성과 경쟁자들의 현역 뛰어넘기 경쟁이 타 지역보다 더 강해 보여서다. 

전북의 총선 화두는 간단하다. '강한 전북, 강한 정치'로 압축된다. 현역 의원의 지난 4년 활동이 만족스러우면 22대 국회에서도 살아남을 것이고, 의정활동이 실망스러웠다면 도민과 유권자들로부터 퇴출 압력을 받을 것이다. 

지난 해 온갖 어려움을 겪었던 전북특별자치도 입장에선 강력한 정치인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전북은 10개 선거구 중 9곳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편이고 전주을 한 곳은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여기에 변수가 하나 등장했다. 바로 개혁신당이다. 개혁신당이 전북에서 돌풍을 일으킬지 미풍에 그칠지는 전적으로 '사람'에 달려 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은 여야 모두 중앙당이 좌지우지 한다. 중앙당 결정이 내려지면 거의 끝이다. 탈락자의 재심 신청이 받아 들여지는 경우도 드물다. 중앙당 지도부, 공관위, 재심위 등이 결정하면 그걸로 공천 과정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전북의 경우, 국민의힘이나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중앙당 공천 심사와는 별 관계가 없다. 불모지 전북에서 후보군이 나오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상황이다. 실제 비(非)민주당 진영에선 도내 공천에 깊이 관여할 이유가 없다. 기존의 인사들을 교체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 약화를 불러온다.  

따라서 전북 총선의 핵심은 더불어민주당 공천 결과에 있다. 민주당 공천, 즉 중앙당 결정은 사실상 당선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22대 총선의 공천 과정이나 최종 결정과 관련해 민주당 쪽으로 모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능력있는 현역-입지자가 아웃되거나,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중앙당 판단이 잘못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뜻. 중앙당이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지역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결론을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몇몇 인사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탈당 후 개혁신당 합류를 고민하게 된다.민주당 공천이 힘들다고 생각할 경우 또 한번의 선택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선택을 위해선 지금까지의 민주당적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고심이 깊어진다.  

개혁신당은 이 부분을 노리고 있다. 호남권 이낙연, 영남권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개혁신당은 수도권에서 힘을 모아 선거를 치른다는 전략이다. 호남권에선 민주당 탈락자 또는 경쟁에 불참하는 이들을, 영남권에선 국민의힘 탈락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강한 전북, 강한 정치가 화두인 전북 정치권은 민주당 강세에 개혁신당의 도전이 최대 관전포인트다. 개혁신당을 바라보는 도민과 유권자의 시선은 간단하다. 신당에 참여하는 이들이 알곡이냐 쭉정이냐, 즉 떨거지냐 아니면 '공천학살'에 희생된 것이냐를 판단하면 된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아쉬운 이들의 탈락이 많을 수록 상대적으로 개혁신당의 기대치도 높아진다. 민주당 공천 결과가 결국은 도내 개혁신당의 성패 여부와 직결되고 총선의 전반적인 기류 형성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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