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189명 중 86%
근무안해··· 수술실 40% 가동
본관-응급실 환자들로 붐벼
예수병원 27명 사직서 제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0일 오후 한 대학병원 수납 창구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0일 오후 한 대학병원 수납 창구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도내 주요병원의 전공의를 포함한 일부 의사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현장을 떠나는 등 ‘의료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북대병원 전공의들이 진료실을 떠난 20일 오전.

병원 본관은 입원·외래 환자와 보호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진료차 병원에 들른 박모(58)씨는 “전공의들의 대거 사직 사태로 아픈 사람들은 혹시나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진 않을까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하루 속히 정부와 의료계 간의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 환자와 시민들이 진료공백에 따른 불편이 잇따르지 않도록 실마리가 풀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전공의 189명 중  162명(86%)이 전날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오늘 오전부터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현장 점검을 나온 보건복지부와 병원 측은 전공의들이 전날 낸 사직서의 유효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다만 사직서 수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전북대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현재 병원 수술실은 40%만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의 출근 여부를 파악해 각 개인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이에 앞서 병원측은 환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안내하기 위해 전날 병원 곳곳에 양해를 구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사태 대응에 나섰다.

본관 왼쪽에 위치한 응급실 앞에는 현 의료계 상황으로 인해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응급실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며 경증 환자 내원 시 진료가 제한 및 지연될 수 있으니 타 기관을 이용해주길 바란다는 안내문을 추가로 붙여져 있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업무 이탈로 인한 당장의 진료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술과 진료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의료공백에 대비해 전문의 중심의 비상 진료 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예수병원 전공의들도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공의 77명 중 27명(인턴 17명·레지던트 1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인턴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즉시 업무를 중단했으며, 레지던트들은 아직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돼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필수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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