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닻' 인간 근본 가치의 탐구

전주교동미술관, 동아시아
국제 기획 전시 '두개의 닻,
한 줄기 바다' 24일까지 진행
10인작가 성찰담긴 작품선봬

전주교동미술관은 동아시아 국제기획 전시인 ‘두개의 닻, 한 줄기 바다’를 24일까지 진행한다. 닻의 사전적 용어는 ‘얕은 바다에 배를 정박시킬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보다 확장된 비유로써 인생의 닻은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확고하게 하는 종착지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망망한 바다에서 어느 목표지점에 다다랗을 때의 확신과 험한 바다를 가로지른 노동의 가치에 대한 보상을 닻을 내리는 행위에 투영하기도 한다. 인간 존재에게 삶은 어쩌면 닻을 내리는 궁극의 결말을 마주하기 위해 바다 위에서의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항해의 여정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러한 삶과 그것을 영위해나가야만 하는 인간에게 행위는 필연적이고 반복적이면서도 분명한 태도과 책임이 요구된다. 

‘두 개의 닻, 한 줄기 바다’는 닻을 내리는 행위로서의 수행적 결과물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 또는 사유로서 작용하는 수행성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그 일련의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여 미학적 사고의 확장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의미부여 작업을 통해 관람자는 단순한 창작의 결과로서 피상적으로 작품을 간접 경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예술-현장의 공동 생산자로서 오브제 이면의 상호작용적 요소를 발견하여 능동적인 참여를 이루는 현장의 공동 주체로서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다. ‘한 줄기 바다’는 결국 이로써 가시화되는 예술의 현장을 은유한다.   

연대와 재생으로 결집되는 교동미술관의 공간 상징성에서 출발한 ‘움직이는 다리Moving Bridge’프로젝트는 2023 무빙브릿지 기획을 통해 생태, 지속가능성, 창의적 연대를 주제로 예술 표현방식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하여 팬데믹, 생태문제 등을 인류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는 자리로서 의미를 지닌다. 이와 연결된 시도로서의 2024 동아시아 국제기획은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 진정한 공존과 공생을 위한 예술적 탐색과 방법론 전개로 보다 확장된 사유와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인간의 근본과 가치에 대한 탐구는 다양한 학문적 탐색을 통해 오랜 인류의 관심사이자 살아감의 근원적 과제이기도 한다. 인간이라는 하나의 줄기(종)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인종과 기질, 형상을 이루고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이해와 본질을 향한 탐미.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인간 근본에 대한 사유는 ‘수행성’을 토대로 촉발된 인간 존재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키고 인간과 인간 집단의 관계성에 대해 알아가고자 하는 미학적 사고와 실천을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참여작가 10인이 보여주는 인간 도상과 인문학적 성찰에서 근원한 예술적 표상(또는 행위)은 인간이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행위로서 대화를 나누듯 인간 존재의 공간을 매개하고 유영하며 곧 수행자이자 행위자로서의 인간 존재를 가시화하고 이를 재탐색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김완순 관장은 “두 개의 닻, 한 줄기 바다는 삶을 영위해나가는데 필요한 유의미한 수행에 대한 미학적 성찰을 가져다 준다”며 “수행은 행위하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연결지을 때 삶을 더욱 가치있고 깊이있게 만들어주는 자세이자 태도가 된다.

수행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작업은 삶과 존재에 대한 의미를 더하며 실재적이고 능동적인 사유와 실천을 가져올 것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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