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제재방침에도 복귀 미미
남은 의료진 피로감 극에 달해
전북대병원 수술실 가동률
50% 장기화에 재정적 부담

11일 오전 한 보건지소가 텅 비어 있다. 해당 보건지소에서 일하던 공중보건의 1명이 도내 종합병원으로 차출되며 자리에 없어 이날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한 보건지소가 텅 비어 있다. 해당 보건지소에서 일하던 공중보건의 1명이 도내 종합병원으로 차출되며 자리에 없어 이날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 등 집단 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 되며 총체적인 난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법적제재 방침에도 전공의들의 뚜렷한 업무 복귀 움직임이 없어 의료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며, 이를 지켜보고 있는 환자와 시민들의 불안과 우려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1일 도내 주요병원과 의과 대학 등에 따르면 정부의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강경 방침에 지역 전문의와 의대 교수들까지 보직사임, 사퇴 등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등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만 심화되고 있다. 

현재 수업거부에 나선 전북대, 원광대 의과대생들의 학교 복귀도 난국 상황이고 정부의 면허 정지 사전통지서 발송에도 불구하고 진료 현장에 돌아온 전공의 인원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전공의 206명 대다수가 병원을 이탈한 전북대병원도 21개의 수술실을 평소보다 30∼50%만 가동 중이며 사태 장기화로 인해 병원의 재정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국립대병원 특성상 적립한 운영비가 얼마 되지 않아 전공의 이탈사태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다 병원 의료현장에 남은 의료진들은 피로감과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대병원 한 의료진인 A 의사는 “반복된 당직과 진료로 나 자신을 챙기기도 힘든 상황이다. 하루하루가 고되다. 버티고 있지만 심적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면서 "그나마 틈틈이 휴식을 취해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내가 쓰러지면 환자들이 진료를 못 받게 된다는 생각에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더 버텨야 할지 그냥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간호사 B씨는 “전공의들이 떠난 병원에서 밤낮없이 환자를 위해 자리를 지키는 의사 선생님을 지켜보면 너무 안쓰럽다”며 “이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 남아서 고생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 교수 환자, 시민들이 마음편히 한시름 덜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북대병원의 경우 3월 신규 임용된 인원을 포함한 전공의 수는 총 206명(인턴 52명, 레지던트 154명)이다. 

하지만 소수 인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를 중단한 상황이다. 

원광대병원은 현재 전공의 126명 중 90여명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수련병원인 예수병원도 70여 명의 전공의가 이탈한 상태다.

정부는 최근 이들 병원 현장 점검을 통해 전공의 이탈 현황을 파악했으며, 지난 5일부터 각 병원 소속 전공의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도 발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대 의대생 669명 중 646명이 휴학 의사를 밝히고 수업을 거부하며 전공의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고 원광대의 경우 473명 중 453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다..

특히 전북대는 3주 휴강, 원광대는 개강 1주 연기로 의대생들의 복귀 문제에 급한 불은 껐지만, 대규모 유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복잡한 상황을 맞으며 진통을 겪고 있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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