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복순 명창의 소리 월정사 새벽 메워

수행원장자현스님 세계무형
문화유산 프로젝트 '금강경
봉찬 철야정진' 행사 초대돼
흥보가 판소리 공연 펼쳐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차복순 명창의 흥보가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 월정사의 새벽밤을 수놓았다.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서는 지난 9일과 10일 ‘금강경 봉찬 철야정진’이 진행됐다. 1,700여명의 불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금강반야바라밀’로 온 밤을 밝히며 오대산을 울렸으며, 전북도립국악원 차복순 명창은 금강경봉찬 기도에 초대돼 ‘판소리에서 불교를 발견하다’를 주제로 이상호 명고 북 반주에 맞춰 흥보가를 1시간 30분여에 걸쳐 열창하는 무대를 가졌다. 

생애 처음으로 월정사를 참배하고, 또 생애 처음으로 부처님과 1,700여명에 달하는 불자들 앞에서 판소리 공연을 펼친 차 명창은 ‘소리공양으로 울린 감동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차복순 명창
차복순 명창

이번 행사는 월정사 수행원장인 자현 스님이 10년을 기획하고 있는 세계무형문화유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년 1만 명씩 10년을 기도하는 행렬로 10만명의 봉찬 기도 참여자를 모아 유네스코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서두다.

지난 해 3월 오대산 불교중흥과 한암중원 스님의 유훈을 기리고자 시작한 금강경 독경 정진은 처음엔 700여명이 동참했으나 현재는 8,000가구 이상이 신청을 했고, 현재 참여인원은 온오프라인 평균 7,000명에 달한다. 

이런 행사에 전북의 차복순 명창이 초대돼 수많은 불자 앞에서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는 것은 전북의 자랑이요, 소중한 전북의 문화유산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판소리가 이번 봉찬 기도에 참여한 것은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어서다. 본래 수궁가 용궁은 인도의 용 문화에 의한 것이며, 심청이가 연꽃을 타고 환생하는 것 등도 지극히 불교적 측면이다. 오랜 전통에는 길고 긴 시간 동안 함께 해온 연결점이 깊이 아로새겨져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마당놀이가 지양하는 수평적 공간에서 대중과 한 호흡으로 불교적 요소를 부각한 흥부가 공연은 현대적 변화에 발맞추고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통해 전통을 계승할 뿐 아니라 판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의미가 있다. 

자현 스님
자현 스님

월정사 자현 스님은 “1,700년의 본사인 월정사에서 1,700여명을 상대로 펼쳐진 차복순 명창님의 흥부가 공연은 우리 문화의 새로운 기능성과 미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우리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적 외연확장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복순 명창은 “귀한 인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정성으로 올린 음성공양이 기도에 동참했던 모든 불자를 넘어 인연 인연마다 복덕과 자비가 넘치기를 소원한다”며 “치열한 정진과 나누는 삶으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새롭게 다진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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