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추석부터 과일값 상승
사과 도매가 32년만에 최대
123.3% 올라 9만원 첫 돌파
정부 가격 안정 대책 필요

전주 청과물도매시장 상인들은 저마다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20개들이 배 한 상자가 4만~5만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0만원도 넘고 5000원 하던 귤 바구니(10개)가 지금은 9000원대, 사과는 금 사과라 손님들에게 권하기도 힘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추석 즈음 치솟기 시작한 과일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고물가에 시장·마트를 찾는 시민도, 물건을 파는 상인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손님들은 천정부지 치솟는 가격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고, 상인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미안한 마음에 섣불리 상품을 권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과일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채소이기는 하지만 과일처럼 많이 먹는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는 지난달 도매가가 1년 전보다 50%나 비쌌다. 지난해 3월 도매가로 5kg에 1만 6천원이 좀 안 됐으나 이달에는 무려 2만 3천원까지 오른 것. 

특히 3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인 사과의 경우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넘게 뛰어 10kg당 9만 원대를 기록하고, 배 도매가격도 15kg에 10만 원 선을 넘는 등 과일값의 고공행진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4만1,060원)보다 123.3%나 올랐다. 사과 도매가격은 올해 1월17일 9만740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돌파했다.

배 역시 신고·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전날 15㎏당 10만 3,600원으로 10만원대를 보였다.

지난 2021년 8월 19일 10만1천 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10만원 선을 넘어선 뒤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 역시 1년 전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은 전날 3만 97원으로 1년 전 2만3,063원에 비해 30.5%, 평년보다는 31.0% 상승했으며, 배 10개당 소매가격도 전날 4만 2,808원으로 1년 전보다 50.1%, 평년보다는 15.9%가 비쌌다.

이 때문에 손님들의 주머니는 쉽게 열리지 않고 상인들의 매출 급감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어 정부의 가격 안정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50대 주부 A씨는 “못 사먹어요. 사과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전에는 아침저녁 하나씩 과일을 먹었는데...,”이후 말을 잇지 못했다.

/김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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