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철 전북농협 노조위원장
/박병철 전북농협 노조위원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을 앞두고 온 고을이 뜨겁다. 정당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각 정당의 지지율도 중요하고, 그 정당의 이름을 걸고 나오는 후보자들의 공천 여부가 당락의 가장 중요한 초석이자 시발점이 된다. 특히 특정 정당이 우세한 우리 지역의 경우에는 공천이 확정될 경우 목표점의 8부 능선을 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 선거는 2006년 4월 11일생까지, 만 18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주어진다.

지난 국회와 비교해 지역구는 1석이 늘어 254석, 비례대표는 1석이 줄어 46석이 되었다.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의 의석수를 줄이려 해서 도민의 자존심이 엄청 상하기도 했다. 결국 지방 및 농어촌 대표성을 고려하여 비례대표를 1석 줄이는 대신 전북의 의석은 유지하는 절충안에 여야가 합의하면서 결정되었다. 또한 1992년 14대 총선 이후 32년 만에 짝수 날에 열리는 총선이라 한다. 짝수 날과 홀수 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이 되기 딱 한 달 전에 실시하는 선거로서, 향후 국정 동력을 결정할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듯하다. 

정당정치는 근대 대의제 민주정치 하에서 정권을 잡은 정당의 정강과 정책을 기초로 행하여지는 정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정당정치는 의회정치와 분리해서는 생각할 수 없는 정치 형태로, 정당이 정치적 실권을 가지는 정치이다. 그것은 복수정당제를 전제로 하느니 것이 보통이며, 의회에서는 다수결 원칙 못지않게 소수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하므로 복수정당제는 물론이고 반대 입장의 야당이 존재하여야 하는 것이다. 최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논란도 뜨겁다.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만든 제도를 큰 정당이 위성 정당을 만들어 그 작은 당의 자리까지도 가져가겠다는 것이 너무 속 보이는 짓 같아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정치’는 남을 위한 봉사이다. 필자도 노동조합 위원장직을 선거를 통해 수행해 오면서 나를 위한 시간보다 조합원을 비롯한 남을 위한 시간들이 훨씬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야간에 이루어지는 잦은 조합원 간담회 등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주52시간을 훨씬 뛰어넘는 노동 시간에 때론 주말도 없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늘 가슴 한켠에 갚지 못할 빚으로 남는다. 주위에서는 건강을 걱정해 주는 분들도 많다. 때론 힘들어도 나를 생각해 주고 함께 해 주는 지지자들과 조합원들이 있어 일이 즐겁고 보람될 때가 많다. 생각이 나약해질 때는 늘 처음 선거를 치렀던 날들을 생각하며 초심을 잃지 말자 다잡아 보기도 한다. 

‘크랩 멘탈리티(crab mentality)’라는 말이 있다. 양동이에 ‘게’를 한 마리만 담아 두면, 알아서 기어 올라와 빠져나갈 수도 있는데 여러 마리의 게가 함께 있으면 한 마리가 나가려고 할 때 다른 녀석이 그 게를 잡고 끌어내려서 결국 못 나가게 된다고 한다. 선거에 2등은 없다고 말들을 한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승리할 수 있고, 누군가를 깎아 내려야 내가 당선될 수도 있는 잔인한 생존경쟁의 게임일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의 대상은 나 자신이 아니고, 대의정치 하에서 내가 대변해 줘야 하는 유권자이다. 그 대상은 조합원이고, 시민이며, 국민이다. 혼자의 힘으로는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자를 대변해야 하는 일이 정치다. 그렇기에 서로의 발목을 잡아 끌어 내리면서 모두가 망하는 정치를 할 것인지 서로의 손목을 잡고 끌어 올려 함께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인지는 출마자들의 몫이다. 어떤 것이 유권자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더 철저히 정책을 준비하고, 고민해야 한다. 설령 낙선한 후보자의 공약 중에도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선택받을 수 있는 정치판! 입신양명보다 국민을 위해 일할 준비가 제대로 된 사람들이 이번 총선에서 꼭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박병철 전북농협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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