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지속에 전북대병원
가동률 '뚝' 간호사무급휴가
마이너스통장 개설 준비도
원대병원 일일수입 수억 감소

24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K컬처 스크린에 전공의 복귀 호소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K컬처 스크린에 전공의 복귀 호소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의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북도 내 주요병원들의 경영난 문제도 함께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와 의료계간의 '극대극' 대립각 상황이 길어지며 전혀 해결될 기미가 엿보이지 않고 있어 환자와 시민들의 불안감만 더욱 가중되고 있다.

22일 도내 주요병원 등에 따르면 먼저 전북대병원은 올해 3월 신규 임용한 인원을 포함한 전공의 수는 총 206명(인턴 52명·레지던트 154명)이지만 대다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를 중단한 상황이다.

이러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에 따른 근무이탈로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동 통폐합에 이어 간호사 대상 무급휴가 시행에 들어간 실정이다.

또 상당한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마이너스 통장 개설까지 고민중인 데 정상적인 진료 또는 진찰 등이 이뤄지지 않아 이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증명하듯 앞서 전북대병원은 지난 11일 병원 5층의 병동 1곳을 폐쇄했는데 진료·수술이 감소했으며 병원이 자체 수용할 수 있는 환자 수 또한 크게 감소한 이유다.

특히 현재 전체 수술실 21개 중 30~50%만 가동되고 있으며, 병상은 전공의 '파업' 전이던 지난달 20일 대비 30% 축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현재 전북대병원은 하루 수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재정이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의료공백에 따른 경영난을 임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전북대병원은 현재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대병원은 현재 유지비 등 목적의 예비비(150억~200억 원)도 모두 소진한 상황이어서 마이너스 통장 개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최악의 재정난에 봉착하게 된 상황을 감지한 듯 병원 내부에선 "이같은 위기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르면 3~4개월 안에 파산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우려감도 적지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장기화 되고 있는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의료진 인력 수급은 물론 재정적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전북대병원이 할 수 있는 진료, 수술 등의 의료서비스는 쉽게 회복되지 않아 병원은 물론 환자 등 시민들에게도 그 피해가 전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광대병원도 오는 25일부터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제출하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어려운 경영난을 맞게 될 재정 위기는 마찬가지다. 

앞서 원광대병원은 전공의 126명 중 90여명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정부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들어간 상태다.

원광대병원도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이후 일일 수입이 기존보다 2~4억 원 상당 감소하면서 병원 측은 예비비 일부를 인건비 등 고정 지출에 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원광대병원 외래 진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아직 마이너스 통장 개설까진 고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광대병원은 앞서 병동 4곳을 폐쇄 조치해 병실가동률이 기존보다 현저하게 떨어진 건 맞지만, 최근 3개 병동을 다시 활성화하는 등 앞서 10여일 전보다는 상황이 좀 나아진 실정이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전공의 근무이탈로 경영난이 어려워진 건 맞지만 병원서 새로 추진하려는 투자 부분에 주춤하는 정도이다"며 "아직까진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나 남은 의료진 무급휴가 등의 추진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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