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고공행진속 대형마트 가보니

사과 71%-귤 78% 가격껑충
32년만 최고-가공식품도↑
소비자 가격부담 선뜻 못사
상인 물건안팔려 폐기 손해

농산물 등 체감 물가가 뛰면서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섯 달 만에 올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p포인트(p) 오른 3.2%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한 대형마트의 농산물 코너. /연합뉴스
농산물 등 체감 물가가 뛰면서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섯 달 만에 올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p포인트(p) 오른 3.2%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한 대형마트의 농산물 코너. /연합뉴스

지난 24일 주말 전주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전주 삼천동에 사는 주부 윤슬기(44)씨는 “10만원을 가지고 장보기에 나섰는데 예전 같으면 장바구니 절반 이상 가득 찼으나 지금은 원하는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기가 두려워 여러 번 생각 끝에 꼭 필요한 물건만 담다 보니 보는 것처럼 장바구니가 가볍다”며 높은 물가를 실감했다는 말을 남기고 마트를 황급히 빠져나갔다. 

최근 금값 소리를 듣는 과일류에 이어 채소류, 가공식품 등 모든 물가가 폭등하자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아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물가 안정이 시급한 지역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에서 사과와 배 등 18개 과일류의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신선과일 가격은 1년 전보다 41.2% 올랐다. 1991년 9월(43.9%)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품목별로는 사과 71.0%, 배 61.1%, 귤 78.1%, 딸기 23.3% 등으로 주요 과일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뛰었다. 신선채소도 지난해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구입 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7% 올랐다.

가공식품도 크게 올랐다. 전체 가공식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9% 올라 수치상으로 신선식품보다는 낮으나 물가를 대표하는 73개 품목 중 28개의 가격은 전체 물가상승률을 훌쩍 뛰어 넘어섰다. 지난달 빵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2% 상승했지만, 물가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22년과 비교하면 19%나 비싼 것이다. 우유도 2년 전보다 16%, 치즈는 36%가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가공식품 가격 역시 크게 올라 소비자들이 부담스럽게 느끼면서 선뜻 물건을 고르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도 울상이다.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외면하면서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손해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매장에 진열된 과일과 채소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매장 사장은 “매장 진열을 맞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물건을 들여놓고 있지만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가 구매를 하지 않아 보관 기간이 지나면 모두 폐기해 손해가 크다”며 “빠른 기간 내에 물가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농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 관세 인하 품목을 늘리고, 직수입 물량도 확대하기로 하는 등 물가를 잡기 위한 각종 정책 등을 쏟아내고 있으나 실효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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