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라고 일방적인 도움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이라고 일방적인 도움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능력이
닿는 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답니다”

요사이 계속해 내린 눈으로 길은 꽁꽁 얼어붙었지만 중증장애인들의 손과 발 역할을 해주는 장애인 손수레 자원봉사회(회장 임희석·지체장애1급·이하
봉사회) 사무실은 활기에 차있다.

8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평화주공 아파트 내 컨테이너 박스에 있는 봉사회 사무실은
휠체어를 탄 임회장을 비롯, 몸이 불편한 상근 직원들의 바쁜 손놀림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에만 완주군 화산면에 사는 중증장애인으로부터 치료를 위해 예수병원까지 데려다 달라는 요청 등 도움을
청하는 전화가 잇따랐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에 대한 차량봉사부터 재가(在家) 장애인을 위한 목욕과 심부름
등 가사서비스, 이·미용봉사, 비인가 시설 봉사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은 바로 장애를 지닌 직원들.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가장 중요시 하는 봉사회는 상근 직원 4명 가운데 3명이 장애인으로
이뤄져 있다.

임회장은 선천성 지체장애 1급인 중증 장애을 안고 있고 자원봉사회의 알림이인 강현석
홍보부장은 휠체어에 몸을 의탁해야 움직일 수 있는 지체2급 장애, 자원봉사자를 관리하는 자원봉사국 간사인 박성일씨는 정신장애 3급, 소식지 등을
제작하는 편집국장 오미광씨는 뇌성마비 1급이다.

이들은 비록 장애로 몸은 불편하지만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 자신보다 더 힘든
처지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강현석 홍보부장은 “장애인들은 장애로 인한 불편함보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상적인 삶 속에 참여하지 못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며 “단지 육체가 불편하다는 것 외에는 비 장애인과 다를 것이 없는 만큼 이들을 받아 줄 수 있는 사회의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봉사회는 그 동안 벌여온 각종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가는 한편, 장애인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2개월동안 장애인 리더쉽 아카데미를 개최,
시민사회단체 간부로서 장애인들의 역량을 함양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 자립생활 이념과 철학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봉사회는 지역사회 내에서 중증 장애인들이 일반인과 같이 어울려 생활할 수 있도록 주변 편의시설 확보와 이동 특수
차량 및 보조인력 충원 등 사회 간접적인 준비를 위한 각종 활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한편 봉사회는 장애인들에게 신속하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매월 ‘물푸레’라는
소식지를 발행하고 있고 홈페이지(http://sonsure.cybersodo.com)를
자체 제작,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김영무기자 kimym@

(사)장애인손수레자원봉사회 임희석 회장

전동휠체어가 아니면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임희석 회장이지만 사회참여를 위한 의욕과 열정만큼은 비 장애인보다
훨씬 높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집에만 있으면 안됩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선천성 지체장애 1급인 임 회장은 완주군 화산면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재활치료나
교육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스물 다섯해를 보냈다.

그러나 임회장은 육체의 불편 때문에 사회인으로서의 권리까지 포기 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주변의 도움 없이 검정고시를
치러 중학교 입학자격을 따냈다.

이후 복지시설에 입소해 편하게 생활하라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홀로 학업을 계속해 방송통신대학과 한일 장신대를
졸업,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방송통신대학 재학시절 우연히 알게 된 원광대학교 봉사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면서 임 회장은 중증 장애인들에게 책을
빌려주기 위한 소규모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

열정과 노력으로 장애을 딛고 일어선 임회장은 장애인 손수레 자원봉사회를 이끌며 수많은 봉사활동을 펼치며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임회장은 “궁극적인 장애는 육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며
“장애인은 일반인들이 떠 안아야 할 짐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웃인 만큼 이들의 사회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차량봉사를 받은 중증장애인으로부터 고맙다는 전화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는 임회장은 더 많은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장애인 이동 특수차량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게 바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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