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두소충사선문화제 제전위원장
 

자치시대를 맞아 지역마다 지역축제를 발굴, 시행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축제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당수 행사는 문화의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 지역을 넘어 전북 더 나아가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임실 소충∙사선문화제가 눈길을 끈다.

올해 3만여명의 방문객들을 유인한 임실 소충.사선문화제는 축제의 진수를 보여주고 지역홍보는 물론 군민화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바고 있다.

성공적 행사로 평가 받는 이 행사를 조명해 보는 것은 정체성 논란을 빚고 있는 각종 축제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주   -‘소충제’와 ‘사선문화제’ 충절의 고장 임실에서 충∙효∙예 정신을 기리는 ‘소충제’와 사선녀의 아름다운 전설을 바탕으로 한 ‘사선제’가 1999년 통합돼 소충사선문화제라는 이름으로 매년열리고 있다.

사)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회(위원장 양영두)는 매년 군민의 날인 10월 5일을 전후해 3~5일 정도 행사를 갖고 있다.

축제기간에는 항일 의병대장 정재 이석용 선생을 모신 소충사에서 나라를 사랑하는 소충의 정신을 되새기며 올해로 46회째 소충제례를 지내고 의병활동을 전개하다 순절한 28의사의 제사도 함께 지낸다.

또한 선남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사선대에서 사선녀 전국선발대회를 열어 전설 속의 선녀상을 재조명하고 30여가지가 넘는 다양한 지역의 전통문화 행사와 전시, 체험행사를 곁들이는 등 많은 행사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소충사선문화제는 볼거리와 먹거리, 전통문화보존과 계승, 충효사상의 고취, 맡은 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 대한 표창을 통해 열심히 일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 지역민들의 화합과 단결, 지역경제 활성화 모색 등 성공한 대표적 지역축제로 꼽히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양영두 사선문화제전위원장은 “전라북도가 문화·예술의 본토로서 향토문화의 멋과 맛을 전국에 알리기 위한 향토축제”라며 “충효와 문화, 지역경제 활성화가 어우러진 군민화합의 장”이라고 이 행사의 성격을 설명했다.

  -축제 속의 축제 소충사선문화제의 대표행사로 꼽을 수 있는 ‘소충·사선 문화상’은 언론∙의학∙문학∙모범공직자 ∙농업 부문 등에 걸쳐 국가와 지방발전에 공헌한 인물을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 표창하고 있다.

올해 대상은 진념 전 경제부총리, 특별상은 송해씨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역인사뿐 아니라 전국의 훌륭한 분들을 선정해 시상하면서 ‘소충·사선 문화상’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임실 필봉농악보존회 주관으로 치러지는 ‘전국농악경연대회’를 비롯 국악공연 등을 통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의 문화를 발굴해 본존 발전시켜 전통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전통문화의 멋과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역할을 함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궁도대회’와 ‘전국 시낭송대회’, ‘실버가요제’, ‘전국노래자랑’ 등 전국 규모 문화행사를 곁들임으로써 전국민의 눈길과 발길을 끌고 있다.

이밖에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치즈만들기 체험과 우리가락 배우기, 도자기 빚기 등의 각종 체험행사를 가짐으로써 참여자들을 행사 속으로 끌어들여 행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극대화 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도 이 축제의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 시화·사진전 등 전시행사와 임실군특산품 홍보 및 판매전시장 운영 등을 상설행사로 마련해 임실군의 농특산물 판로확대 모색 등지역민의 어려움을 보듬으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 행사에서 선발된 사선녀들은 미모와 예절, 폭넓은 교양을 갖춘 선녀들로 지역의 홍보사절로 활동을 펼치며 연예계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두각을 보이며 갈수록 전국 각 지역에서 출전자가 몰려 갈수록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사신선녀의 전설 지금으로부터 2천여년 전. 마이산의 두 신선과 운수산의 두 신선이 하루는 이곳 관촌의 오원강 기슭에 모여 놀다가 병풍처럼 아름다운 둘레의 환경에 취해 대에 오르기도 하고 혹은 바위 위를 거닐기도 하면서 맑은 물에 목욕하고 즐겼다고 한다.

이때 까마귀 떼가 날아와 함께 어울리다 홀연히 네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네 사람의 학발신선들을 호위하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후로 해마다 이맘때면 그들 선남,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고 이곳을 ‘사선대’라 부르며 까마귀 놀던 이 강을 오원강이라 부르고 있다.

  -양영두 제전위원장 인터뷰 “소충사선문화제는 충절과 전설이 깃든 중요 향토문화입니다.

” 1986년 창립해 올해로 23년째 제전위를 이끌며 이 행사의 발전을 위해 청춘을 다 바친 양영두 제전위원장(62). 소충사선문화제라면 가장 먼저 양영두 위원장이 떠오를 만큼 그는 이 행사와 함께하는 대명사처럼 됐다.

그동안 양 위원장의 역할이 그 만큼 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양 위원장은 “지역축제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며 “지역축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과 내용, 정확한 고증과 재현, 계승 발전이 필요하며, 지역민과 함께 해야 하며 지역을 보듬는 모두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년 중 반절 이상을 소충사선문화제를 준비한다는 양 위원장은 “지역민을 생각하며 고향과 나라발전을 위한 일념으로 생활한다”며 “소충사선문화제는 민이 주도하는 문화의 막을 올린 대표적인 경우라고 해고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양 위원장은 또 “민 주도 향토문화제의 원조격이며 성공한 케이스로 전통이 있는 축제인 만큼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질적 향상에 대한 욕심과 사회적 요청은 늘어나는 반면 지원은 줄어 행사를 치르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전통음식의 진수를 맛보는 ‘향토음식 경연대회’와 고령자가 많이 사는 임실군인 만큼  ‘실버가요제’를 열어 어르신들을 위한 축제도 마련했다”며 “고향사랑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담아 질적으로 향상된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매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수.박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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