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에 밀려 이제 눈에 띄기 힘든 연탄을 만드는 제조업자도 몇 군데 남지 않았다










기름에 밀려 이제 찾아 보기 힘든 연탄공장. 연탄공장은 몇 군데 남지 않았지만
연탄을 필요로 하는 곳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연탄을 계속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도내는 모두 7개의 연탄공장이 등록 돼 있지만 그 가운데 전주 1곳과 군산 2곳은
문을 닫은 상태며 전주 2곳과 정읍·익산 등 4곳이 남아 있다.

모두 10~20년간 공장을 유지해 왔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연탄 소비량 때문에 정든 연탄 공장 문을 언제 닫을지 모른다. 공장 운영자들은 4곳 모두 처음 시작할 때 보다 70~80% 생산량이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95년 18만2천197톤(5천46만8천여장)이었던 도내 소비
저탄량이 지난해는 4만4천52톤(1천220만2천여장)에 그치는 등 해마다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전주 J산업 유모씨(39)는 “농촌지역과 고지대에서나
소량을 사용할 뿐 이제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은 보기 드물다”며 “처음 100명이 넘었던 직원도 이제는 3명 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탄을 마시며 열심히 일궈온 연탄 공장을 떠나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이 남아 있는 한 비록 경영이 어렵다 해도 문을 닫을 순 없다. 아직도 연탄을 때는 도시 서민들과 농민들의
난방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익산 동원연탄 공장에 남아있는 직원들은 모두 30여년 동안 연탄과 함께 해 온
‘연탄장이’ 들이다.

모두 온 몸이 시커먼 상태로 하루를 보내는 직원들은 공장 안에서 하얀 치아만 보인다.

공장장 김병수씨(44)는 “화원 하우스에서
사용하는 난로나 난방용으로 사용될 뿐 15년 전보다 80% 이상 생산량이 줄었다”며
“60여명이었던 직원도 이제 7명만 남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 가운데 생산직은 4명 밖에 남지 않았으며 8대나 되는 기계 가운데 2대만 가동
될 뿐 나머지 기계는 놀리고 있다.

한 해 1천800만장을 만들며 바쁘게 땀을 흘리던 공장은 썰렁하게 변했고 지금은
한 해 350만장을 만드는데 그치고 있다. 그나마 IMF 이후 기름을 아끼기 위해 연탄 소비량이 조금 늘었으며 화원의 하우스재배가 없다면 연탄
공장은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다.

동원연탄 공장이 있기 전부터 연탄 만드는 일을 배웠던 윤용무씨(55·익산시 모현동)는 당시 직접 손으로 연탄
구멍을 내는 일을 하다 손가락을 잘리기도 했다.

윤씨는 “벽돌처럼 손으로 직접 연탄을 찍던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은
소비량이 떨어져 일이 너무 없는 편이다”고 아쉬워했다.

강원도 사북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익산 동원연탄은 동익산역을 끼고 옛 연탄 공장의 향취를 그대로 간직한 채 기계를
돌리고 있다.

/복정권기자 b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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