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제주를 카훼리로 운항하려는 계획을 내놓은 S해운회사가 올해 초 당좌부도를 내는 등 정상적인 기업 운영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내항여객운송면허가 발급되는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되면서 해운업계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 업체는 군산항 출항 계획인 매주 화·목·토요일이 선석을 같이 사용하는 시다오호의 출항 요일과 겹치는 여건을 변경해 월·수·금요일에 출입항 시키기 위해 제주항 선석 변경 등 실무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당좌거래를 부도내면 이미 발행한 모든 수표를 회수해야만 여신이 가능한데다 추가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업체가 실제 운항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가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군산~제주간 카훼리를 운항하기 위해 ‘내항여객운송면허’를 신청한 이 S기업이 1월 18일 신한은행 제주지점에 돌아 온 수표 2,549만원과 25일에 기업은행 제주지점에 돌아 온 9,222만원짜리 수표를 결재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 됐다.

 당좌 거래 특성상 거래은행에 제시되지 않은 나머지 발행된 수표의 액면가가 얼마인지 해당 기업체를 제외하면 알 길이 없어서 전체 당좌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사가 지난 2008년 기준 48억2,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규모의 수표를 발행했을 것”이라고 당좌 규모를 추측했다.

 이에 불구하고 이 업체는 법정관리를 신청중에 있기 때문에 사업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며 군산시와 항만청을 상대로 코델리아호(1만5,661톤)를 운항하기 위한 관계기관 협의를 벌이는 등 늦어도 다음 달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S기업 관계자는 “당좌 부도는 맞지만 현재 법정관리를 위해 서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면허를 JTA해운으로 명의를 변경하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군산~제주항 카훼리 취항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산시와 항만청은 법정관리 등 이 해운업체의 경영 문제가 카훼리 운항에는 별다른 장애가 없을 것으로 보고 제주항 선석 변경이 마무리 되면 운항관련 심의와 요금 등을 검토하는 등 정상 운항에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여객선을 운항하려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미 부도난 기업이 어디서 돈을 끌어 들일 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관할 항만청에서 부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업체에서 수용하기 힘든 여러 조건들을 달았을 것이기에 사업이 정상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군산=채명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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